호수 1981호 2009.02.22 
글쓴이 장세명 신부 

하느님 나라의 시작을 선포하신 예수께서는 많은 기적들과 치유 행위들과 더불어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가르치시면서 전도 여행을 하십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적이나 치유 행위나 하느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은 서로 별개의 것들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를 구체적으로 우리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보여 주시는 총체적인 가르침입니다. 예수께서는 기적이나 치유 행위를 통해 하느님께 대한 신뢰와 순종을 불러일으키고 비유를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신비를 알려 주십니다. 하느님 나라는 왕으로서의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들에 대해 절대적인 왕권을 행사하시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온갖 번거로움과 어려움을 감수하고서 중풍병자를 당신 앞에 내려놓은 네 사람의 믿음을 보시고서 병자를 고쳐 주십니다. 당신이 아니시면 안 된다는 그들의 절박함과 믿음을 보셨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떠도는 소문에만 이끌려 ‘되면 좋고 설혹 안 되더라도 본전’이라는 식의 느긋함으로는, 그들이 감수해야하는 번거로움이나 어려움에 대해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이 기회가 아니면 예수님을 다시 만날 수 없으리라는 절박한 심정이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공생활 삼년 동안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오르내리며 전도하셨는데, 특정한 목적지가 없이 오늘 이 마을에서 가르치시고 다음 날엔 인근의 다른 마을에로 가셨습니다. 따라서 예수께서 다시 이곳에 오실 것을 기대할 수 없기에 이들은 이렇게 해서라도 병자를 예수님께 데려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백성의 지도자들과는 달리 하느님 나라의 신비에 대해 직접적이고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미 들어보고, 정말로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보내신 분이라는 믿음을 가졌기에 이렇게 행동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중풍병자를 고쳐 주십니다.

병자에 대한 치유 행위를 통해서 이제 믿음에 찬 당신 백성에게 당신의 왕권을 행사하시는 하느님을 보여 주십니다.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 단순한 육신의 병고가 아니라 죄악으로 인해 짓눌려 신음하는 당신 백성이 자유로이 하느님께 나설 수 있도록 그들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입니다.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의 삶 안에서 왕권을 행사하시는 하느님을 뵈올 수 있는 믿음과 은총을 청하고, 아울러 새롭게 시작할 사순시기를 통해 당신 백성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간구합시다. “주님, 저를 고쳐 주소서. 주님께 죄를 지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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