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1967호 2008.11.30 
글쓴이 경훈모 신부 

따뜻한 차 한잔에 마음을 녹여 서로 나눌 사람이 그리운 때입니다. 이맘때면 해마다 우리는 위령성월을 뒤로하고 대림절을 시작합니다. 대림절엔 기도와 선행과 희사를 강조합니다. 이런 덕행이 살아 계신 사랑의 주님을 가장 확실하게 만날 수 있는 방법들인 까닭입니다.

우리 인생에 가장 확실한 일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가장 불확실한 사실은 그 죽음이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깨어 살아야합니다. 이것이 오늘부터 시작되는 대림절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매일의 신앙생활에 충실한 것, 사랑에 눈 뜨고 살고 민첩하게 실천하는 것, 이런 것이 깨어 있는 삶입니다. 그러니 오늘 복음의 “깨어 있어라!”(3번 반복) 하신 이 말씀은 ‘사랑에 깨어 살라’는 주님의 거듭되는 당부입니다. 이 당부 말씀대로 살아 깨끗한 영혼으로 예복을 갖춰 입고 천상 혼인 잔치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것은 우리 신앙인에겐 더없이 중요한 일입니다. 그 구체적인 준비란 바로 회개, 회심, 회두입니다. 내 탓이오! 제 가슴 치며 마음을 고쳐먹는 것이 지금 필요합니다. 내 마음과 머리, 내 삶의 방향을 주님께로 돌리는 선택이 있어야 합니다. 다시는 한 눈 팔지 않을 것을 결심하며 하느님·가족·이웃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노력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노력으로 죽음도 잔치처럼 생각하며 주님과의 영원한 만남을 기쁘게 준비하며 살 수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의 삶도 잔치처럼 흥겨울 것입니다. 주님과 동행하는 은은한 즐거움 속에서 이런 복된 삶을 준비하고, 몸소 체득하는 시기가 바로 대림절입니다.

오늘날은 뭐든지 즉석에서 편리하게 빨리 처리되는 것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인지 기다림(희망)의 소중함을 점점 잃어갑니다. 어머니의 정한수, 정거장과 우산, 할머니의 금줄, 뱃고동 소리, 친구의 편지, 탕자와 아버지… 간절한 기다림과 따스한 사랑이 느껴지는,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던 소중한 기다림의 시간들입니다. 이제 그 기다림과 사랑의 마음을 주님께로 향할 때입니다. 우리가 인생의 난관에 부딪쳐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은 아무래도 인내심과 기다림입니다. 주님 때문에 인내하고, 주님을 고대하며 지혜를 얻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 미덕을 소홀히 해 많은 사람들이 너무도 쉽게 삶(生)을 체념하고 자포자기합니다. 주님께서 또 오십니다 힘을 냅시다. 감사의 마음으로 겸손되이 기다립시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사랑의 왕! 연약함과 부드러움 속에 죽음보다 강한 사랑을 품고 오시는 나의 구세주! 마라나타(MARANATHA)! 어서 빨리 오소서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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