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과 영적인 눈뜸

가톨릭부산 2017.03.22 10:07 조회 수 : 195

호수 2427호 2017.03.26 
글쓴이 김영규 신부 

고정관념과 영적인 눈뜸

 

김영규 안셀모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어느 교수가 이런 표현을 했습니다.“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에 두 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다. 그것은 편견(偏見)과 선입견(先入見)이다.”실제로 우리는 모두 자기중심의 고정관념(固定觀念)에서 비롯된 편견과 선입견으로 세상과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고정관념이란 이미 형성된 나의 것(古)이 견고한 어떤 틀 속(口)에 자리 잡은(定) 생각을 말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 팽만한‘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갈등요인이 바로 이런 고정관념에서 비롯된다 하겠습니다.

 

  신앙의 관점에서 보자면 왜곡된 생각인 고정관념의 지지대는‘영적인 눈멀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 말씀을 통해서 여전히 자기중심의 고정관념에 묶여있는 우리를 질책하십니다.“지금 너희가‘우리는 잘 본다.’하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요한 9, 41)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고정관념을 가리키시며 영적으로 눈멀어 있는 현실을 보게 하십니다. 그리고 육체적인 눈멀음뿐 아니라 영적인 눈멀음까지 치유 받은 태생소경에게 하셨듯이“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요한 9, 7)고 말씀하십니다.

 

  영적인 눈뜸이란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동시에 단순한 객관적 차원을 뛰어넘는 새로운 관점입니다. 이 새로운 관점은 제1독서에서“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 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1사무 16, 7)는 말씀처럼“겉모습으로 보지 않고”(1사무 16, 7) 주님의 눈으로 마음을 보는 것이고 속 알맹이를 보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제2독서에서 주님의 눈으로 세상과 사람을 보기 위해서 자기중심에 갇힌 어둠의 틀을 벗어나 빛이신 주님 안으로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빛이신 주님을 통해서만 세상과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세상의 빛이 됩니다. 사순 시기의 중요한 일 중 하나는 나의 편견과 선입견을 성찰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부활은 주님의 눈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영적인 눈뜸에서 비롯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650호 2021.05.09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file 전재완 신부 
2649호 2021.05.02  언양성당에서 file 서강진 신부 
2648호 2021.04.25  사제직 단상 file 김강정 신부 
2647호 2021.04.18  살과 뼈 file 차공명 신부 
2646호 2021.04.11  하느님의 자비로 용서하는 우리는 신앙인 file 박혁 신부 
2645호 2021.04.04  삶이 바뀌어야 부활이 옵니다. file 손삼석 주교 
2644호 2021.03.28  주님 ‘수난’의 성지 주일 file 신호철 신부 
2643호 2021.03.21  조화(造化)로우신 하느님 file 박종주 신부 
2642호 2021.03.14  사람의 아들처럼 우리도 들어올려 질 수 있기를.. file 이상일 신부 
2641호 2021.03.07  성전 정화 file 손태성 신부 
2640호 2021.02.28  내 삶의 고통이 부활의 씨앗입니다. file 이강수 신부 
2639호 2021.02.21  희망의 사순절을 만들어 갑시다. file 김현일 신부 
2638호 2021.02.14  내 안의 코로나 file 김종엽 신부 
2637호(호외) 2021.02.12.설  “깨어 준비하여라.” 맹진학 신부 
2637호 2021.02.07  사명이 있어야 일상이 아름답다. file 박성태 신부 
2636호 2021.01.31  무엇을 보고, 듣고, 느끼려고 하는가? file 김수원 신부 
2635호 2021.01.24  아직 오지 않았지만 이미 왔다 file 권경렬 신부 
2634호 2021.01.17  무엇을 찾느냐? file 최현욱 신부 
2633호 2021.01.10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 file 김정렬 신부 
2632호 2021.01.03  이제는 우리의 공현을··· file 김원석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