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느님의 자녀, 예수님의 제자,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리며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어느 성가의 가사처럼 ‘당신을 몰랐더라면 더욱 편했을지도 모를 세상이지만’과 같은 마음이 될 때도 더러 있을 것입니다.
성녀 마더 데레사 역시도 수많은 빈민들을 돕다가 너무 지치고 숨이 막혀 모든 일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어둠을 체험하신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성녀가 어둠을 체험했던 그 순간, 오히려 역설적이게도 많은 세상 사람들이 그분을 통해 빛이신 예수님을 만났다고 합니다.
우리 마음 안에 어둠이 들어오면 가끔 ‘세상 사람들은 당신 없이도 잘 사는 듯한데, 주님, 왜 저만...?’이라는 물음표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때엔 ‘굳이 나만 왜?’라는 억울한 의문이 아닌, 하느님의 사랑을 먼저 체험하고 보여주신 분들, 곧 부모님, 예수님을 따랐던 신부님과 수녀님, 위로와 격려로 기도해 주었던 교우분, 내 잘못을 용서해 준 친구들, 그들이 나에게 빛과 소금이 되어준 순간들, 예수님을 증언했던 희생과 봉사, 사랑과 자비를 기억해 봅시다.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흔하고 세상 살기 각박한 현실 속에, 성전에 신자 수가 확연히 줄어드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작고 보잘것없어 보일 때도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도구로 쓰시고자 부르고 계십니다.
내가 가진 재능은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으로 주어진 나의 짠맛(선물)입니다. 그런데 그것 자체를 겸손이라는 이름으로 부정하고 나 자신조차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세상을 위한 소금이 되지 못합니다. 다시 한번, 주님께서 내게 주신 좋은 점을 발견하고 타인의 장점도 칭찬하며, 예수님께서 우리를 제자로 부르셨듯이, 우리도 서로가 서로를 주님께서 부르신 이로 인정하며 세상에 서로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것이 예수님께서 우리 교회, 그리스도인들에게 진정으로 바라시는 모습입니다.
쓰러져 있는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며 다시 짠맛을 내고 그분을 증언하는 빛이 되도록, 일으켜 세우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제자로 그 생명의 삶에 동참하여 살아가려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