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수업 시간에 어느 선생님께서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밥을 먹다가 밥알이 떨어졌다. 어떻게 할 것이냐?’ ‘주워 먹을 것이냐? 그대로 버릴 것이냐?’ 집에서, 성당에서 받았던 교육에 따르면 주워 먹어야 합니다. 교리 시간에도 주워 먹으라고 배웠습니다. 왜냐하면, 연옥에서 그걸 다~~먹기 전까진 천당에 못 간다고 배웠으니깐요. 하지만 그날 선생님은 단호하게 ‘아깝게 생각하지 말고 그냥 버려라’하고 말씀하셨습니다. 떨어진 것을 주워 먹기보다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노력해서 더 훌륭한 식사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여전히 주워 먹고 있습니다만 더 큰 노력을 하라는 말씀에는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하며, 사람의 아들을 믿는 사람은 누구나 들어 올려져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해 주시겠다고 하십니다.(요한 3,14~15 참조) 하느님은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외아들을 우리에게 주셨고 그 외아드님은 우리를 심판이 아니라 구원하시기 위해 이 땅에 오셨다고 하십니다.(요한 3,16~17 참조)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이렇게 설명해 주십니다. “나를 보내신 분의 뜻은, 그분께서 나에게 주신 사람을 하나도 잃지 않고 마지막 날에 다시 살리는 것이다. 내 아버지의 뜻은 또,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요한 6,39~40ㄱ)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보며 나약하고 힘없는 우리들에게 희망을 주심에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구원에 대한 약속을 믿으며 우리는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외아들을 믿고 세상이 주는 달콤한 어둠(악)이 아니라 진리를 실천하는 빛(선)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아들처럼 우리도 들어올려 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그러한 은총을 청하며 더 큰 노력을 해나가는 사순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