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40호 2021.02.28 
글쓴이 이강수 신부 

내 삶의 고통이 부활의 씨앗입니다.

 
이강수 신부 / 전하성당 주임

 
   우리가 신앙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부르셨다는 뜻이고, 과거의 삶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신앙을 가진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이제까지의 삶을 버리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을 본받아,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신앙의 삶은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모습도 있겠지만, 예수님께서 겪으시고, 감당하셨던 수난과 고통도 함께 포함되어 있는 삶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수고없는 영광이 없고, 죽음이 전제되지 않은 부활도 있을 수 없기에, 우리가 부활을 지향하며 살아간다고 하는 것은 결국 죽음을 향해서 살아간다는 뜻이고, 예수님께서 겪으셨던 수난과 죽음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도 부활의 영광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물론 고통 자체가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가 부활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어떤 고통이라도 마땅히 극복해야 하고, 기꺼이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우리의 삶은 이러한 복음적 가르침과는 달리, 고통과 고난을 회피하고, 죽음을 두려워하며, 희생과 수고를 거절하면서 세상이 주는 즐거움 속에 안주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너무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성가들의 말씀을 빌리자면, 우리가 하느님 때문에, 하느님의 일을 함으로써,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때문에, 고난과 고통을 받고 있지 않다면 우리의 삶은 여전히 낡은 삶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사순 시기는 고통받는 그리스도와 함께 아픔을 겪어야 하는 시간입니다. 지금까지의 편안한 삶에서 벗어나 주님의 수난과 고통에 동참함으로써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때이기에 사순 시기를 맞이하여 우리의 몸과 마음을 조금은 더 엄하게 다스리고, 단식과 금육, 희생과 절제를 실천함으로써 우리가 더욱 성장하고 성숙해지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따르는 사람으로서 과연 우리가 주님의 어떤 모습을 본받고 어떤 모습을 따라 살아야 할지를 고민해 보면서, 하느님의 길을 걷기 위해 영광스러운 모습을 과감히 버리신 예수님처럼,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는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이고, 부활을 얻기 위해서 우리가 행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깊이 묵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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