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사람임을 기억하자

가톨릭부산 2016.03.09 10:11 조회 수 : 147

호수 2373호 2016.03.13 
글쓴이 송제호 신부 

용서의 사람임을 기억하자

송제호 야고보 신부 / 범서성당 주임

  오늘 복음의 내용은 감동적이면서, 예수님의 지혜가 빛을 발하는 잘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에 반대하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백성의 지지에 앙심을 품은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또다시 주님을 곤경에 빠뜨릴 의도를 가지고, 현장에서 간음으로 적발된 여인을 주님 앞으로 데리고 나타납니다.
  예수님 활동 시기에 간음의 죄는 공개적으로 사형시킬 수 있을 정도의 중범죄였습니다. 여인이 돌에 맞아 죽는다 한들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법을 이용해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넣고자 합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그 여인을 용서해야 한다고 하시면 율법을 거스르는 것이기에 고발을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예수님께서 율법대로 돌을 던져서 죽이라고 하신다면, 그분의 가르침을 스스로 어기셨다는 주장을 하면서 그분의 가르침에 대해서 위선적이라는 수모를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결정을 하시든 그들의 계략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자신만만해진 무리들은‘이제는 당신도 별수가 없지’하는 맘으로 빨리 답을 달라고 호들갑을 떱니다. 그러는 중에도 주님은 동요함이 없이 땅에 무언가를 손가락으로 쓰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에 일어나셔서 입을 여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주님의 말씀에, 모여 있던 이들이 당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이가 많은 자들부터 슬금슬금 달아나기 시작하지요.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결국 여인을 돌로 쳐 죽이고자 모였던 자들은 다 사라지고 여인과 예수님만 남게 되었습니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하고 그녀를 보내십니다.
  그 후에 그녀의 삶에 대해 우리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녀의 인생이 이전과는 분명히 달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녀뿐만 아니라 오늘 복음의 이야기를 기억하는 모든 이에게 그리고 이 사순 시기에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청하는 우리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는 감동을 주는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방식은 언제나 세상의 법과 기준을 뛰어넘는 사랑이었고, 언제나 사람을 살리시는 용서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주님께로부터 얼마나 큰 용서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지를 깨닫는다면, 우리가 이웃을 얼마나 쉽게 단죄하는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회개와 보속의 시기, 은총의 시기인 사순절, 우리는 용서의 사람임을 기억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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