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425호 2017.03.12 |
---|---|
글쓴이 | 김정호 신부 |
구원의 보증인 세례
김정호 베네딕토 신부 / 남산성당 주임
예수님께서는 세 제자들을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셔서, 거룩하게 변한 당신의 모습을 제자들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이 거룩한 변모는 비록 인간의 모습을 지닌 채 이 세상에 와 계시지만, 예수님이야말로 분명히 신성까지도 함께 지니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 5)하시는 하느님의 말씀은 바로 이 그리스도의 신성을 공적으로 선포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이와 똑같은 말씀을 복음서의 다른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예수님의 세례 장면입니다. 예수님이야말로 참된 구세주요 참된 신이라는 사실을 하느님께서 공식적으로 처음 선포하셨던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였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요, 하느님의 뜻을 가장 온전히 전하고 구원사업을 완성해 낼 수 있는 유일한 분임이 선포되었습니다.
우리도 물과 성령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우리가 받은 이 세례는 바로 요르단 강에서 받으셨던 예수님의 세례를 본받는 것입니다.“나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에게 세례를 줍니다.”하는 사제의 말씀과 더불어 이마에 물이 부어지며 우리는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도 예수님처럼 하느님으로부터“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하는 말씀을 듣게 되었고, 하느님을“아빠,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례성사를 통해서 우리 이마에는 아버지의 사랑스런 자녀로 인정받는 인호(印號)가 새겨졌습니다. 이 인호는 소유를 나타내기 위해서 짐승들의 몸에 새겨놓는 낙인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로 하여금 울타리 안에 가두어 놓기 위한 표식도 아닙니다. 그와는 정반대로 우리 자신을 죄로부터 해방시켜 주는 표시이며, 우리가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갖추고 가장 참된 생명을 얻을 수 있도록 허락해주는 자비로운 보증인 것입니다.
세례의 은총으로 주어진 이 구원의 보증을 잃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의 세례 때 선포되었고, 거룩한 변모에서 다시금 확인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 그분의 은총으로 구원의 길에 들어서게 된 우리의 세례성사! 내가 받았던 세례성사의 날을 기억하면서 구원의 은총이 베풀어지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주일이 되도록 합시다.
호수 | 제목 | 글쓴이 |
---|---|---|
2669호 2021.09.19 | 신앙이 다시 불타오르기를 | 김형길 신부 |
2668호 2021.09.12 | “내 뒤에 서서 나를 따르라.” | 장민호 신부 |
2667호 2021.09.05 | 에파타 | 김동환 신부 |
2666호 2021.08.29 | 깨끗함과 더러움 | 전열 신부 |
2665호 2021.08.22 | 영은 생명을 준다 | 원정학 신부 |
2664호 2021.08.15 | ‘육신의 부활’과 ‘영원한 삶’이라는 희망이 성모님에게서 구체적으로 드러남. | 신기현 신부 |
2663호 2021.08.08 |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 | 장훈철 신부 |
2662호 2021.08.01 |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의 빵 | 고원일 신부 |
2661호 2021.07.25 | 감사하는 마음에 상처가 나더라도… | 박갑조 신부 |
2660호 2021.07.18 | “좀 쉬어라.” | 노우재 신부 |
2659호 2021.07.11 | ‘회개하라고 선포하여라.’ | 최재현 신부 |
2658호 2021.07.04 |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 최요섭 신부 |
2657호 2021.06.27 | 주님의 손을 잡고 일어서서 살아가기 | 이동화 신부 |
2656호 2021.06.20 |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 | 강헌철 신부 |
2655호 2021.06.13 | 작은 겨자씨에서 자라난 신앙 공동체 | 강병규 신부 |
2654호 2021.06.06 |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 신동원 신부 |
2653호 2021.05.30 | 그 사이에도 여기에도 살아계신 하느님 | 도정호 신부 |
2652호 2021.05.23 | 성령의 은사를 입고 성령의 열매를 맺자! | 신진수 신부 |
2651호 2021.05.16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 오용환 신부 |
2650호 2021.05.09 |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 전재완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