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33호 2019.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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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종규 신부 |
사순으로의 초대
김종규 신부 / 반송성당 주임
찬미 예수님, 사순의 첫 주일인 오늘,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유혹 사화를 통해 이 은혜로운 시기를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우리들에게 말씀하시면서 초대하고 계십니다.
악의 유혹은 3가지로 대표되어 나옵니다.
첫째, 돌을 빵으로 만들라는 유혹.(루카 4,3) 이는 세상을 살아가는 양식이자 물질을 수고와 정성이 없이 그저 얻고자 하는 욕심에 대한 진정한 포기와 더불어 하느님 말씀을 채움으로써 오히려 기쁨을 서로 나누라는 초대입니다.
둘째, 세상의 권세와 영광 앞에 하느님을 외면하라는 유혹.(루카 4,6) 이는 우리 삶의 최우선 선택은 참 선이시자 참 영광이신 오직 그 분 안에 있음을 고백할 뿐, 다른 어떤 것도 그 자리를 차지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이 아닌 하느님만을 섬기시어 그 분의 뜻에 따라 기꺼이 죽음을 택하셨지만, 부활을 통해 참된 영광을 보여주심으로써 우리에게서 다른 우선 선택이란 주저함을 없애주십니다.
셋째,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 내려 하느님 아들임을 증명하라는 유혹.(루카 4,9) 이는 존재의 가치는 각자가 드러내는 능력이나 그 업적과 결과에 있지 않고, 굳은 믿음 안에서 하느님 뜻을 찾는 데 있고, 이로써 하느님의 참 생명이 드러남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도록 방해하는 유혹과 죄가 만연한 세상에서 사순 시기는 고행을 통해 자신의 강인함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 스스로가 유혹과 죄의 노예가 아니라 당당히 빛나는 하느님의 자녀임을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하느님은 사순 시기를 통해서 우리를 광야라는 힘겨움의 시간으로 이끄시지만, 그 끝은 죽음과 절망이 아닌, 당신 영광 안에 하나되는 부활입니다. 죄의 껍질을 벗고 우리 안에서 영원히 빛날 하느님의 빛이 드러나도록 예수님과 함께 용기내어 유혹과 악에 당당히 싸워야 할 것입니다. 우리 영혼과 육신은 나약하기 짝이 없지만 하느님께서는 그것을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이런 초대를 통해서 새로운 탄생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여러분 모두 응답하는 은총의 사순절이 되시길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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