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담화

가톨릭부산 2015.10.15 05:32 조회 수 : 25

호수 2196호 2013.01.01 
글쓴이 전산홍보국 

교황님 담화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의 제46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요약)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해마다 새해에 우리는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합니다. 이러한 기대를 품고, 저는 인류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일치와 평화를 주시어 모든 이가 바라는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이 이루어지기를 빕니다.

교회가 세상에서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도록 촉진하였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개막 50주년인 지금,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고 온 인류와 함께 살아가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그리스도의 구원을 선포하고 모든 이를 위한 평화 증진에 헌신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 시대는 긍정적이고도 부정적인 측면을 지닌 세계화를 특징으로 하며, 끊임없이 계속되는 유혈 분쟁과 전쟁의 위협으로 얼룩져 있습니다. 빈부 격차가 심해지고 이기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사고방식이 만연되면서 빚어진 긴장과 갈등의 온상들은 우리를 걱정스럽게 합니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는 평화를 이루려는 수많은 노력들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노력은 평화에 대한 인류의 타고난 소명을 보여 줍니다. 모든 사람 안에 깃들어 있는 평화에 대한 갈망은 어떤 면에서 충만하고 행복하며 성공적인 인간 생활에 대한 갈망과 일치하는 본질적인 열망입니다. 이 모든 것에 비추어 저는 올해 평화의 날 담화를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마태 5, 9).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참행복(마태 5,3∼12; 루카 6, 20∼23 참조)은 약속들입니다. 참행복은 약속에서 절정을 이루는 기쁜 소식, 곧 “복음”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진리와 정의와 사랑이 요구하는 것들을 기꺼이 따르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하신 약속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참행복은, 평화가 메시아의 선물이면서 인간 노력의 결실이라고 말해 줍니다.

평화는 서로에게 주는 선물의 열매입니다. 하느님에게서 샘솟아 우리가 다른 이들과 더불어 다른 이들을 위하여 살아가게 해 주는 선물 덕분에 서로를 풍요롭게 해 주는 열매입니다. 이 평화는, 인간의 잣대가 아니라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토대 위에서 이성적이고 도덕적으로 공존을 이루어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평화는 진리, 자유, 사랑, 정의를 토대로 인간의 참여를 요구하며, 자신이 지닌 이성적 본성에 따라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지는 인간의 존엄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실현됩니다. 평화 실현은 무엇보다 우리가 하느님 안에서 한 인류 가족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 있습니다. 평화는 꿈이나 이상향이 아닙니다. 평화는 실현 가능합니다.

평화의 일꾼은 생명을 온전히 사랑하고 수호하며 증진하는 이들입니다. 공동선과 평화를 실현하는 길은 무엇보다도 임신[受精]에서부터 성장과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측면에서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것입니다. 인간 생명의 가치를 충분히 존중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을 손상시키는 책임 회피나 심지어 힘없는 무고한 인간 생명을 살해하는 행위는 결코 행복도 평화도 가져오지 못합니다. 태아를 비롯하여 가장 힘없는 이들의 생명권을 수호하지 않고서 어떻게 평화 실현이나 민족들의 온전한 발전, 환경 보호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평화 구축을 돕는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낙태와 안락사의 경우처럼 인간 존엄을 침해하는 법률이나 행정 조치들에 맞서 양심적 거부 원칙을 내세울 권리를 법체계와 사법이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개인과 공동체의 종교 자유의 권리를 존중해야 합니다. 역사의 현 시점에서, 소극적 관점에서만 아니라 적극적 관점에서도 종교 자유의 권리를 증진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노동의 권리 역시 오늘날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경제 발전을 빌미로 노동이 점점 더 경시되고 노동자의 법적 지위가 올바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과 가정과 사회를 위한 근본 선으로서 노동의 개념을 강화하는 윤리 원칙과, 정신적 가치에 바탕을 둔 새로운 노동관이 필요합니다.

이윤과 소비의 극대화를 요구하는 지금의 지배적인 경제 모델은 극심한 불평등을 자아냅니다. 오로지 경쟁력으로만 개인을 평가하는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사고방식에 기초하기 때문입니다. 평화의 일꾼은 공동선을 위하여 경제 활동에 참여하며 자신의 이익을 넘어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고, 심각한 식량 위기에 관심을 쏟아 평화의 선을 이룩하여야 합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가정과 수도 공동체, 문화 단체, 학교와 같은 단체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가정은 인구, 윤리, 교육, 경제, 정치의 관점에서 사회의 기본 세포로서, 그 핵심적인 역할을 누구도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가정은 생명을 증진해야 하는 본래의 소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정은 사람들이 성숙하도록 도와주고 배려와 나눔을 통하여 서로 풍요로운 성장을 북돋워 줍니다. 아울러 모든 민족들이 형제애를 나누며, 그토록 갈망하는 평화가 이룩되기 위해선 평화의 일꾼들에 대한 교육이 무척 중요합니다. 평화 교육이라는 이 중대한 과업에 수도 공동체들도 특별한 방식으로 참여합니다. 교회는 새로운 복음화를 통하여 이 커다란 책임을 함께 나눈다고 믿습니다. 문화 단체, 학교, 대학교는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들을 양성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 국제적 공공 기관의 쇄신에도 중요한 공헌을 하여야 합니다.

평화를 이룩하는 일은 공동선의 실현으로 이어지고, 평화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며 평화를 가르칩니다. 평화를 근본적으로 촉진하는 것은 “복수를 거부하고, 자신의 불의와 잘못을 인정하며, 바라지는 않지만 사과를 받아들이고, 마침내 용서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진리 안에서 자신의 잘못과 불의를 인정하고 화해를 향하여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활동, 연민, 연대, 용기, 인내를 담고 있는 평화 교육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평화를 일구며 선의를 지니고 살아가도록 가르칩니다. 그럴 때 자신의 잘못과 불의를 인정하고 화해를 향하여 함께 나아갑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계시며, 인간의 편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시어,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의혹이 있는 곳에 참된 믿음을 가져다주시도록 하느님께 간청합시다.

2012년 12월 8일
교황 베네딕토 16세

담화문 전문은 교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www.catholicbusa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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