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만큼 내어 놓기

가톨릭부산 2015.10.15 05:16 조회 수 : 26

호수 2187호 2012.11.11 
글쓴이 박태식 신부 

사랑하는 만큼 내어 놓기

박태식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 임호성당 주임

오 헨리의 유명한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에 가난한 부부가 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그들은 가난하지만, 유난히도 서로 아끼고 사랑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자 그들에게 고민이 생깁니다. 그 이유는 서로를 위한 선물을 살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남편이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시계에 시곗줄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 자신의 금발 머리를 잘라 남편의 시곗줄을 선물로 삽니다. 남편은 아내의 아름다운 금발 머리를 가꿀 수 있도록 머리빗을 사주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아끼던 시계를 팔아 버립니다. 둘은 선물을 주기 위해 만나는 순간, 자신들이 마련한 선물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들은 머리빗과 시곗줄로는 견줄 수 없는, 값으로 환산되지 않는 생애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고받았다는 것을 압니다. 그것은 바로 사랑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성전에 큰돈을 헌납한 부자들이 아니라 동전 두 닢을 헌금함에 넣은 과부를 칭송하십니다. 과부가 낸 동전은 하찮은 것이지만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일부를 바친 부자들과 달리 자신이 가진 전부를 하느님께 낸 것입니다. 예수님은 과부의 동전 두 닢이 화폐 가치 이상의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담고 있는 것을 아십니다.
흔히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성당에서도 교무금이나 헌금을 많이 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시간의 여유가 되어야 성당에서 봉사 활동이나 기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여유 시간이 기도나 봉사 시간과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현실입니다.
오직 시간이 날 때만, 그리고 여유의 돈이 생길 때만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들은 없을 것입니다. 시간과 돈과 능력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자녀들에게 더 주기 위해 부모들은 자신을 온전히 희생합니다. 그것이 바로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여유 시간이나 여분의 돈이 아니라 바로 사랑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마음만큼 우리 자신을 내어 놓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 가난한 중에 모든 것을 내어 놓은 과부를 통해 부자들을 부끄럽게 만드셨습니다. 예수님도 당신의 모든 것, 당신의 생명마저 사랑하는 우리를 위해 내어 놓으시면서, 자신의 시간, 재능 그리고 몇 푼의 헌금도 하느님께 내어 놓기를 아까워하는 사람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하느님의 일을 하는 데, 시간과 돈과 능력이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우리의 사랑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미 예수님의 사랑으로 가득 찼습니다. 예수님의 사랑 덕분에 우리는 내어 놓으면 놓을수록 더 넉넉해질 것입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209호 2013.03.31  부활의 삶 황철수 주교 
2208호 2013.03.24  십자가로 생명을 얻는 부활 오창일 신부 
2207호 2013.03.17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이수락 신부 
2206호 2013.03.10  사랑, 기회를 주는 것 : 폐품인생을 명품인생으로 이병주 신부 
2205호 2013.03.03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주님께로 예정출 신부 
2204호 2013.02.24  영광스러운 변모 신요안 신부 
2203호 2013.02.17  승자의 저주 - 유혹의 민낯 이택면 신부 
2202호 2013.02.10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마음 문성호 신부 
2201호 2013.02.03  선입견 심순보 신부 
2200호 2013.01.27  구원사업에 나서신 예수님의 결의 이재만 신부 
2199호 2013.01.20  참된 삶의 변화를 이기환 신부 
2199호 2013.01.20  참된 삶의 변화를 이기환 신부 
2198호 2013.01.13  왜? 예수님께서도 세례를... 박용조 신부 
2197호 2013.01.06  그리스도를 찾음과 드러냄 김영곤 신부 
2196호 2013.01.01  교황님 담화 전산홍보국 
2195호 2012.12.30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김평겸 신부 
2194호 2012.12.25  하느님의 성탄절 선물 황철수 주교 
2193호 2012.12.23  아기 예수님을 이웃에 모셔가자, 성모님처럼… 김영호 신부 
2192호 2012.12.16  그러면 저희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두완 신부 
2191호 2012.12.09  주님의 길을 곧게 하라 김옥수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