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77호 2020.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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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프란치스코 교황 |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53차 세계 평화의 날 담화 (요약)
희망의 여정인 평화 : 대화와 화해와 생태적 회심
담화문 전문은 교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www.catholicbusan.or.kr)
1. 장애와 시련에 맞서는 희망의 여정인 평화
평화는 소중한 선(善)입니다. 평화는 우리 희망의 대상이고 온 인류 가족의 열망입니다. 평화를 향한 희망은 실존적 긴장을 특징으로 하는 인간의 자세입니다. 이러한 실존적 긴장 덕분에,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는 현재라면, 그리고 이 목표를 확신할 수 있다면, 또한 이 목표가 힘든 여정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것이라면,” 우리는 온갖 어려움 안에서도 현재를 “받아들이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베네딕토 16세, 회칙 『희망으로 구원된 우리』 1항 수정 번역) 따라서 희망은,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장애들이 있을 때조차도 우리가 여정을 시작하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덕목입니다.
2. 기억과 연대와 형제애에 기초한 경청의 여정인 평화
기억은 희망이 펼쳐지는 지평입니다. 전쟁과 분쟁의 어둠 속에서도 연대의 작은 몸짓을 체험했을 때, 이에 대한 기억이 용기 있고 영웅적이기도 한 결단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러한 기억은 개인과 공동체 안에 새로운 활력을 북돋우고 새로운 희망을 불타오르게 할 수 있습니다. 평화는 우리가 언제나 공동선을 추구하고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며 법을 존중하면서 함께 연대해 나아가는 지속적인 투신의 여정입니다. 상호 경청은 상호 이해와 존중으로 이끌 수 있고, 심지어 원수에게서 형제자매의 얼굴을 알아 보게 할 수 있습니다.
3. 형제적 친교 안에서 이루는 화해의 여정인 평화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하자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하신 것처럼, 성경은 용서하는 힘과 서로를 형제자매로 알아볼 역량을 우리의 마음속 깊은 데에서 발견하라고 초대합니다. 용서하며 살아가는 법을 익힐 때, 평화의 사람이 될 수 있는 우리의 역량을 더욱 커집니다.
4. 생태적 회심의 여정인 평화
우리는 공동체와 땅, 과거와 현재, 경험과 희망의 평화로운 관계를 새롭게 촉구합니다. 이 화해의 여정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공동의 집인 이 세상에 대한 경청과 관상을 요청합니다. 실제로, 천연 자원과 다양한 형태의 생명과 지구는 우리가 “일구고 돌보도록”(창세 2,15) 우리에게 맡겨졌습니다.
생태적 회심은 창조주의 너그러움을 생각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을 바라보도록 이끌어 줍니다. 창조주께서는 우리에게 이 지구를 주셨고 기쁨과 절제로 그것을 공유하라고 요청하십니다. 또한 이러한 회심은 우리의 형제와 자매, 다른 살아 있는 존재들, 풍요롭고 다양한 피조물, 그리고 모든 생명의 기원이며 원천이신 창조주와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에 변화를 주도록 합니다.
5. 우리는 희망하는 모든 것을 얻습니다
화해의 여정에는 인내와 신뢰가 필요합니다. 평화를 희망하지 않으면 평화를 얻을 수 없습니다. 이는 평화의 가능성을 믿고 다른 이들도 우리만큼 평화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우리 각자를 자유롭게 해 주고 무한하며 무상으로 주어지고 지치지 않는 사랑입니다. 이 사랑에 근거하여 우리는 갈등의 원천이 되는 인간적인 두려움을 극복하고, 서로 형제적인 만남의 문화를 통해 각자의 좁은 지평의 한계를 넘어서서 보편적 형제애를 이룰 것입니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이 여정에서 화해의 성사로 힘을 얻습니다. 이 성사는 우리가 생각과 말과 행동에서 이웃을 향해서든 피조물을 향해서든 모든 폭력 행위를 멀리하도록 요구하고, 우리를 이 시대 사람들에게 평화를 전하는 길을 나서게 할 것입니다.
바티칸에서
2019년 12월 8일
프란치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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