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26호 2019.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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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인규 신부 |
첫 번째 기적의 표징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신 카나의 잔치
한인규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을 포도주로 만드신 이야기로 우리에게 앞으로 일어날 중요한 사건들을 표징으로 보여줍니다. 먼저 정결례때 사용하기 위해 돌로 만든 여섯 개 물독의 물들이 포도주로 변했다는 사실은 구약에서 6일 동안 창조된 이 세상이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인해 묵은 계약에서 새로운 계약으로 넘어가 메시아와 함께 죽음에서 새로이 부활한 세상 곧 교회의 종말론적인 모습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제 1독서 이사야서에서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것처럼 소박맞고 버림받은 여인이 주님의 마음에 들어 혼인하는 여인으로 바뀌어 마침내 주님과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될 때가 왔다”(요한 12,23)고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십자가 위에서의 죽음은 하느님의 영광을 완전하게 드러내는 사건이었고 하느님에 대한 순명의 절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시지만 온전히 성부께 의탁하셨고 성부께서 명하신 것만을 행하셨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때가 오지 않았지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 곧 골고타 위에서 드러나실 하느님의 영광은 카나의 잔치에서 성모님의 믿음과 함께 기적의 표징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성모님은 하느님의 영광이 처음으로 기적의 표징으로 드러났던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부터 예수님의 마지막 십자가의 죽음에(요한 19,25-27)까지 함께 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이야기에서 포도주가 떨어졌다는 말은 더 이상 혼인의 잔치가 진행될 수 없고 끝이 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의 믿음은 예수님 안에 계신 성부로 하여금 사랑과 자비를 베풀지 않을 수 없게 만드셨고 다행히 성모님의 도움과 예수님의 은총으로 축제는 계속 이어집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카나의 혼인 잔치에서처럼 아무리 인간적인 애정이 무성할지라도 그 안에 모든 사랑의 근원이신 하느님의 사랑이 깃들지 않는다면 인간적인 행복들은 쉽게 단절이 되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삶에서 어려운 순간일수록 인간적인 것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성모님의 도움과 예수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신앙 안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서로 격려해주고 기도해주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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