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71호 2019.1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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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재만 신부 |
깨어 있어라!
이재만 마르코 신부 / 무아의 집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지난 9월 19일 성녀 마르타의 집에서 아침미사를 주례하시면서 이날 제1독서 중 “그대가 받은 은사를 소홀히 여기지 마십시오”(1티모 4,14)라는 구절에 중점을 두고 강론을 하셨습니다. 교황님은 “사제서품은 주님에게 거저 받은 선물이지, 반드시 해야 하는 고용계약이나 직업이 아니다.”라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선물을 선물로 받아들여 보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직 사제직을 염두에 두고서 말씀하셨지만, 평신도들도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제사로 바쳐 드리는 사제직에 참여하도록 하느님께로부터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사제직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은, 매일 자신의 삶을 더욱 거룩한 모습으로 하느님께 봉헌제사를 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마땅히 깨어있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본래 어디든 안주하여 편안함을 누리고 싶어 합니다. 이렇게 되면 분별과 지혜의 눈이 가려져 어제나 오늘의 심각한 문제점을 알아채지 못하고, 내일이나 미래에 닥칠 멸망과 죽음을 예상하지 못합니다. 항상 “어제의 내일은 오늘이 아니다.”라는 진리를 깊이 명심해야 합니다. “어제의 내일”이란 어제의 미래인 다가올 날을 뜻합니다. 어제의 평화와 풍족이 미래인 오늘에도 반드시 평화와 풍족의 날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제의 그 속이 썩어있고, 멸망의 상태에 있는데도 우리의 탐욕, 게으름으로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영적으로 “깨어 있어라”(마태 24,42)라고 말씀하시며 구약의 노아 홍수 때 모습을 일깨워주십니다. 하느님의 징벌을 피하기 위해 노아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방주를 만들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흥청대며 먹고 마시며, 어제가 오늘 그리고 내일도 계속될 것으로 여기며 깨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사람의 아들이신 당신이 세상을 심판하러 오시는 그날에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겉으로 볼 때는 두 사람이 똑같이 밭에서 일하고 있는 듯하고, 또 겉으로 볼 때는 두 여자가 똑같이 맷돌을 갈고 있는 듯하지만, 그중에 깨어 있는 하나만 데리고 갈 것이다. 즉, 구원할 것이다.”(마태 40~41 참조)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럼 우리는 어느 쪽에 서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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