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찾아서

가톨릭부산 2015.10.13 06:24 조회 수 : 14

호수 2030호 2010.01.03 
글쓴이 윤경철 신부 

복음에서는 갓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별을 따라 먼 동방에서 온 방문자들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방문자들을 왕이라고 불러왔습니다. 유럽, 아프리카, 인도를 대표하는 세 명의 왕이, 왕 중의 왕이신 예수님을 예배하기 위해 왔다고 해석해 왔습니다. 그리고 전통적인 성탄구유의 장식에는 왕관을 쓴 세 왕의 모습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성서의 원문에는 왕이 아니고 “마기” 라고 되어있습니다. 즉 점성술사 혹은 마술사라는 뜻입니다. 바로 점성술사입니다. 실제로 유대사회에서는 점성술사들을 우상숭배자로서 가장 멸시했고, 구원받을 수 없는 무리로 규정지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별에 인도되어 예수님 앞에 왔던 것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 드립니다.”(마태 11, 25)

지혜롭고 슬기로운 사람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아이에게 나타내 보이시는 것, 이것이 하느님께서 하시는 방법입니다. 철부지 어린아이는 병자, 창녀, 고아, 술주정꾼, 파산자, 노숙자, 장애자 등 항상 불행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꾸려나갈 힘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오늘의 세 방문객에 끼워 넣어도 괜찮을 것입니다.

인간들의 무거운 짐을 지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과 어둠의 세계에 버려졌던 “마기” 들과의 만남은 예수님께서 거두신 최초의 열매였습니다. 구원을 필요로 하는 영혼과 그 영혼을 구하시려는 예수님의 사랑이 만나는 감동의 드라마입니다. 그들은 유향과 몰약과 황금을 아기 예수님께 바침으로서, 이제까지 그들이 살아오며 사용했던 상품도구를 모두 버리는 행위가 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그들이 새로운 인생의 길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계기가 됩니다.

우리도 예수님의 절대적인 사랑에 의탁하면서 우리의 눈을 어둡게 했던 온갖 행위를 떨쳐보이고 새로운 삶을 살아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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