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깨끗이 자주 씻자??

가톨릭부산 2015.10.13 06:10 조회 수 : 54

호수 2009호 2009.08.27 
글쓴이 오용환 신부 

요즈음 신종 인플루엔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보건당국이 비상이다. 신종플루에 대처하기 위한 예방법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에 손을 자주 씻으라고 한다. 특히 외출 후나 화장실에 다녀왔을 때는 반드시 손을 씻으라고 한다.
예수님 시대에는 유다인들에게 ‘음식을 먹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 특히 이방인들이나 정결치 못한 물건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시장에서 돌아왔을 때는 팔꿈치까지 씻어야 한다. 등등’ ‘정결법’이라는 오랜 전통이 있었다.
그들이 특별히 위생적이거나 청결에 세심해서라기보다는 오랜된 관습으로서 점차 종교적인 전통으로 발전된 것이 정결법이다. 어쨌든 외출 후에 그리고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행위는 대단히 위생적이고 좋은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행위가 조상들이 전해준 전통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죄인취급하고 단죄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이 문제로 예수님은 바리사이, 율법학자들과 함께 논쟁을 벌이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조상들이 전해준 전통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본래 의미를 망각하고 엉뚱하게 왜곡시켜서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을 질타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여도 그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다. 그들은 사람의 규정을 교리로 가르치며 나를 헛되이 섬긴다”(이사29,13)를 인용하면서 그들이 율법만큼 중요시하는 조상의 전통을 ‘사람의 계명(규정)’(7절), ‘사람의 전통’(8절)이라고 단언하셨다. 즉 사람들이 만들어낸 관습에 불과한 것을 율법학자들은 마치 하느님의 계명인 양 그렇게 강조한 것을 질타하신다. 따라서 사람이 만든 조상의 전통은 하느님을 섬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아가 음식을 먹기 전에 손을 씻지 않는 행동이 율법상 정결을 깨뜨린 부정한 행동이 아니라 단지 위생상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음식을 정결(淨潔)한 음식과 불결(不潔)한 음식으로 양분해서 어떤 음식은 먹어도 되고, 어떤 음식은 먹어서는 안된다고 하는 전통이 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사람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오히려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고 하시면서 그들의 잘못된 전통을 지적하신다. 다시 말해서 음식이 사람을 추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의 악한 마음에서 나오는 소행들이 사람을 추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하느님을 섬기는 행위는 형식적이고 자질구레한 규칙이나 전통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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