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가톨릭부산 2018.10.10 10:22 조회 수 : 144

호수 2510호 2018.10.14 
글쓴이 정상천 신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정상천 신부 / 김해성당 주임
 

   오늘 복음에 나온 부자 청년은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졌습니다. 스승이신 예수님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을 물어볼 정도로 여유가 있습니다. 사실 그 방법은 온갖 걱정이 끊이지 않는 사람에게는 가질 수 없는 궁금증입니다. 앞으로 얻을 영원한 생명보다 당장 먹을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자 청년에게 부족한 한 가지를 거론하십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마르 10,21)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는 일이 쉬운 사람은 많이 가진 이가 아니라 오히려 별로 가진 게 없는 사람입니다. 가진 게 없어 나누는 데 그리 아까울 것도 없고, 나가서는 상대방이 가난하다는 생각 없이 그저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물만이 아니라 사람의 관계 모든 측면에서 같은 입장과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입니다.
   혹시 나보다 경제수준이 낮은 사람을 보고서, 또는 다른 조건을 들이대며 은연중에 멸시하려는 경향은 없는지요?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어서 골고루 다 맞춰가며 살아가기는 매우 어렵지만 그렇다고 나와 맞지 않는 다른 이들에게 수준이 떨어진다며 같이 있기 불편해하지는 않는지요?
   부자 청년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방법을 예수님께 듣고서 슬퍼하였습니다. 도무지 그것을 실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남들에게 큰소리 뻥뻥 치면서 그것이 자신을 외롭고 슬프게 만든다는 사실은 까마득하게 잊고 삽니다. 남들에게 내뱉는 큰소리는 자신감이 아니라 외딴 섬을 만드는 독단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 큰소리는 그것을 듣는 이들에게는 들리지 않는 독백과도 같은 말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현세에서 박해도 받겠지만”(마르 10,30)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는 믿음을 바탕으로 감성적 사랑에서 복음적 사랑으로 옮아가려고 할 때 이루어집니다. 자신이 원하는 사랑에서 그분이 원하는 사랑으로, 독단에서 소통으로 옮아가는 것이 곧 복음적 사랑입니다. 옷 입듯 그분의 사랑을 입어 영원한 생명을 얻도록 힘써야겠습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510호 2018.10.14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file 정상천 신부 
2511호 2018.10.21  장미꽃처럼 타올랐기에 file 김대성 신부 
2512호 2018.10.28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file 최성욱 신부 
2513호 2018.11.04  진리 안의 사랑 file 이영훈 신부 
2514호 2018.11.11  절하고 싶다 file 김인한 신부 
2515호 2018.11.18  주님 저는 가난하고 불쌍하오니…. (시편 86, 1) file 윤승식 신부 
2516호 2018.11.25  “내가 임금이라고 네가 말하고 있다.” file 조성문 신부 
2517호 2018.12.2  “늘 깨어 기도하여라.” file 정성철 신부 
2518호 2018.12.09  오시는 예수님을 잘 맞이합시다! file 임성환 신부 
2519호 2018.12.16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file 김기영 신부 
2520호 2018.12.23  “주님은 우리를 찾아오신다.” file 한종민 신부 
2521호 2018.12.25  예수님 강생의 신비를 우리 삶으로 손삼석 주교 
2522호 2018.12.30  하느님 안에 붙어있는 다섯 손가락 file 김종남 신부 
2524호 2019.1.6  동방박사들처럼 예수님만을 바라보며 file 강정웅 신부 
2525호 2019.01.13  “새로운 삶의 시작, 세례” file 강우현 신부 
2526호 2019.01.20  첫 번째 기적의 표징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신 카나의 잔치 file 한인규 신부 
2527호 2019.01.27  기쁜 소식 좋은 소식 file 이요한 신부 
2528호 2019.02.03  열린 귀, 열린 마음 file 이재석 신부 
2529호 2019.02.10  을(乙)들을 부르시는 주님 file 김태균 신부 
2530호 2019.02.17  참된 행복 file 안형준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