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41호 2019.0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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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인환 신부 |
하느님께서는 나의 사랑을 원하십니다.
김인환 신부 / 모라성요한성당 주임
오늘 선포되는 복음에서 우리는 베드로의 예수님을 향한 사랑, 예수님의 베드로를 향한 사랑을 보게 됩니다. 그 가운데 베드로의 행동이 인상적입니다. 주님이시라는 말을 듣자 그래도 예를 갖추려고 겉옷을 두르고는 호수로 뛰어들어 헤엄을 쳐서 주님께 가려는 그 모습. 예수님을 향한 사랑이 얼마나 순수하고, 충만한지 그 장면을 상상해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사실 복음들의 몇몇 구절을 보면 베드로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도자감의 자질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인간적인 여러 감성이 충만한 베드로는 우리가 보기에는 조금 부족하고, 나약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품고 있는 충만한 사랑을 보셨고, 양들을 맡기셨습니다.
‘예수님 당신을 향한 사랑에 관한 질문 - 베드로의 응답 - 양떼를 맡기심’의 순서로 진행되는 예수님과 베드로의 대화 안에서, 주님께서 맡기시는 일을 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힘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그리스도인은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 5,6)라는 말씀처럼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각자의 삶으로 녹여내는 이들이라는 점을 상기해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예수님처럼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없기에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을 살려는 내 결심에 한계를 경험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서 보여 지는 주님이라는 말을 듣고서 곧바로 물에 뛰어드는 베드로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사랑에 못 미치는 나의 사랑을 발견하고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사랑을 키워갈 수 있는 내일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인으로 부르시면서 모두에게 사랑의 씨앗을 심어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씨앗을 묻어두고만 있지 않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힘입어 그 씨앗에 싹을 틔우고 자라게 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시는 일을 행하는 힘도 ‘사랑’이지만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모든 것들도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가장 큰 열매가 바로 ‘부활’입니다. 주님께서 부활을 통해 좌절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사랑을 주셨으니 이제 우리도 힘을 내야 할 때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밝히신 사랑의 빛으로 내 발길이 닿는 곳곳을 밝히는 그리스도인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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