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나에게 해준 것-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준 것
최정훈 스테파노 신부 / 공무원 및 경찰사목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를‘왕’이라 일컫는 것은 인간을 구원하러 오신 메시아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죽고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은 그분을 회상하면서 그분이 열어놓은 구원의 새로운 삶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세례를 받는 것은“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로마 6, 4 참조)라고 가르치십니다. 유대교가 가르치듯이 율법을 잘 지킴으로써 하느님께 축복을 얻어 잘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히고,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로마 6, 4 참조)
오늘 우리가 들은 복음 말씀은“최후의 심판”(마태 25, 31~46 참조)이라고 불리는 비유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구원의 새로운 삶이 어떤 것인지를 설명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의 이야기가 열거하는 사람들은 굶주린 이, 목마른 이, 나그네, 헐벗은 이,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들입니다. 한 마디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로부터 쉽게 외면당할 수 있는 처지의 사람들입니다. 복음은 이런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에게 도움이 되게 살라고 말합니다.“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 40)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인이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삶은 외면당한 이웃들 안에‘함께 계시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유다교가 만든 모든 종교적 차별을 거부하시고, 하느님은 모든 사람의 하느님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유다교는 굶주리는 이, 헐벗은 이, 병든 이, 감옥에 갇힌 이는 모두 하느님이 버렸다고 가르쳤지만, 예수님은 하느님이 그런 이들과 함께 계신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는 예수님이 열어놓으신 구원의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말씀입니다. 인간이 만든 차별을 당연시하지 않고, 연민과 베풂의 실천이 살아서 움직이는 ‘하느님의 나라’로 오라는 초대의 말씀입니다.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번 한 주간, 왕이신 예수님을 더욱 잘 따르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삶, 즉 보다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연민과 베풂의 실천으로 하느님 나라에 초대받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