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1996호 2009.06.07 
글쓴이 차성현 신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삼위일체대축일인 오늘, 이 짧은 기도 안에 우리 신앙의 핵심을 모두 고백하게 됩니다. 처음보는 사람이라도 그가 성호경을 그으면 '아, 성당에 다니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새 친밀감을 느끼며 동시에 부러움과 함께 존경심도 생겨납니다. '아, 나는 저렇게 자신있게 성호를 긋지 못하는데…' 저는 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부르는 성호경의 기도를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냥 말로만 하기가 아쉬워 미사를 시작하며 노래로 기도하기도 합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경배를 드리러 여기 왔습니다”

오늘 복음은 마태오복음의 끝부분으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사명을 주십니다.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그래서 우리는 모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습니다. 저는 짧지만 성호경을 바치면서 다음과 같은 긴 내용의 기도를 드립니다.

구약시대 십계명을 받으러 온 모세에게 하느님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자비롭고 너그러운 하느님이다. 분노에는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다”(탈출기 34, 6) 그래서 저는 “성부와” 하며 성호를 그을 때,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또 그렇게 창조된 세상 안에 사는 우리를 자비롭고 너그럽게 구원하시는 아버지 하느님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성자와” 하며 성호를 그을 때는 우리와 함께 계신 예수님을 고백합니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하고 어느 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물었습니다. 베드로의 대답이,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했는데, 이 분은 우리에게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주셨고 우리를 위해 그렇게 끝까지 사랑하시다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셨습니다. 바로 이분이 우리가 성호를 그을 때의 바로 그 성자이십니다.

성령은 예수님께서 약속해주신 분입니다.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요한 14, 16) 이처럼 든든하게 우리 곁에서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님을 떠나 살지 않도록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시는 분입니다. 이렇게 사랑으로 하나이신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하느님께 기도하는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로 또 예수님의 마음으로 그리고 성령의 도움으로 살아가며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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