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는 기쁜 소식인가?

가톨릭부산 2017.01.18 10:55 조회 수 : 157

호수 2418호 2017.01.22 
글쓴이 이성균 신부 

회개는 기쁜 소식인가?

이성균 예로니모 신부 / 중앙성당 주임

  한때는‘문제없이’잘 나가던 사람들이‘문제가 되어’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모습을 매일 뉴스 매체를 통해 보고 듣습니다. 그들의 문제는 이미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적이고 국가적인 문제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문제 삼기 전까지는‘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의 평온이 깨지고 문제가 제기된 것입니다.

  주변에 있는 많은 이들이‘문제임’을 일러주어도“문제가 없다.”고 항변하거나“괜한 트집을 잡는다.”거나“문제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눙치는 일은 우리에게 다반사입니다. 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냐는, 인생 뭐 있느냐는 생각도 그에 일조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세상 일일이 따지고 사는 것도 피곤한 일이어서 문제 될 만한 일은 대충 치워 두고, 당장 눈에 안 보이면 그만이라 여깁니다.

‘문제가 있기는 있다.’는 생각이 들어도 그걸 문제 삼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인지 현명한 처세인지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곳곳에 문제를 가리고 쌓아가면서도 괜찮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착각, 시간이 지나면 그냥 다 잊혀지고 지나갈 것이라는 텅 빈 기대가 생겨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고향을 떠나 새로운 곳에 자리를 잡으신 후“회개하여라.”는 말씀으로 기쁜 소식의 물꼬를 트십니다. 회개는 잠시 가져보는 감정의 상태도 아니요 끝모를 자책으로 끝나는 절망의 행위도 아닙니다.

  회개는‘자신에게 문제가 있음’을 깨달을 때 가능합니다. 회개는 자신의 자리에서‘제대로 하지 않은 것(죄, hamartia)’이 무엇인지 깨닫는 성찰로 시작해서 보다 나은 인간, 보다 나은 삶의 태도로 나아가려는 노력에 주어지는 빛의 은총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음이 무수한 타인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아픔을 안겨줄 수 있는지 너무도 잘 알게 된 요즘, 회개란 특정한 시기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기쁨(복음) 안에 있기 위한 항구한 노력이어야 함을 다시 깨닫습니다. 그래서 오늘도“회개하여라.”는 초대에 기쁘게 응답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2795호 2024. 1. 2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file 박경빈 신부 
2794호 2024. 1. 14  “와서 보아라.” file 우종선 신부 
2793호 2024. 1. 7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file 장세명 신부 
2792호 2024. 1. 1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이수락 신부 
2791호 2023. 12. 31  아름다운 가정 file 이수락 신부 
2790호 2023. 12. 25  가장 외로운 때에 가장 어둡고 힘든 그곳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신호철 주교 
2789호 2023. 12. 24  두려움을 극복할 힘을 주님에게서 찾습니다. file 김정욱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