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가톨릭부산 2020.06.03 10:03 조회 수 : 39 추천:1

호수 2600호 2020.06.07 
글쓴이 윤명기 신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윤명기 신부 / 안락성당 주임


 


   하느님은 모든 신학의 중심이며 대상이시다.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그리스도 신앙의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도전을 받고 있다. 과학과 첨단기술이 삶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는 세속화된 세계를 살고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느님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 사업을 위해서나 일상의 삶 안에서 하느님은 중요성과 의미를 상실해 버렸다. 현대에 새로운 우상이 되어버린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효율성이 강조되고 작업을 위해서나 경제적 성공을 위해 하느님은 별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듯하다. 오늘날은 투쟁적 무신론이 아닌 하느님께 대한 물음 자체가 무의미한 시대, 개인의 취향으로만 여겨지는 시대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께 대한 진술은 가장 중요하며, 하느님께 대한 신앙은 부수적이거나 지엽적인 문제가 아닌 우리의 전부(全)가 되느냐 아니면 쓸모없음(無)이냐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사실 현대인들에게 신앙의 위기란 인격적인 하느님께 대한 신앙의 체험이 존재하지 않는 데 있다. 구체적인 삶 속에서 체험되는 하느님, 나의 삶과 역사 안에서 함께하시는 하느님께 대한 체험이 요구되는 것이다.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이다. 하느님께 대해 여러 가지 말로 그분을 얘기할 수 있지만 요한 복음사가는 하느님께 대한 가장 아름다운 정의를 내리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1요한 4,16) 인류를 창조하시고 구원하신 하느님, 우리에 대한 사랑으로 역사 안으로 들어오시어 고통받으시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하느님, 거룩한 성령을 통해 우리를 성화시키시고 하느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 하느님, 그리스도교의 이 삼위일체 하느님은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하느님이 아니다. 이 사랑의 하느님은 우리 각 개인과 깊은 사랑과 우정의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행복하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를 바라신다.

   이 사랑이신 하느님의 현존을 믿고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일 때 우리 삶에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며 장밋빛으로 빛나는 새 세상이 펼쳐짐을 보게 될 것이다. 그분과의 이러한 친교의 삶을 통해 마침내 우리는 그분의 끝없는 생명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2795호 2024. 1. 2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file 박경빈 신부 
2794호 2024. 1. 14  “와서 보아라.” file 우종선 신부 
2793호 2024. 1. 7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file 장세명 신부 
2792호 2024. 1. 1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이수락 신부 
2791호 2023. 12. 31  아름다운 가정 file 이수락 신부 
2790호 2023. 12. 25  가장 외로운 때에 가장 어둡고 힘든 그곳에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신호철 주교 
2789호 2023. 12. 24  두려움을 극복할 힘을 주님에게서 찾습니다. file 김정욱 신부 
2788호 2023. 12. 17  당신은 누구십니까? file 오창근 신부 
2787호 2023. 12. 10  기다리는 마음 자세와 태도 file 최성철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