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질문과 대답

가톨릭부산 2020.04.08 11:27 조회 수 : 56

호수 2592호 2020.04.12 
글쓴이 권지호 신부 

십자가의 질문과 대답

 

권지호 신부 / 교구 총대리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질문을 던집니다. 무엇 때문에 코로나19로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 천사와 같은 아기는 왜 장애자로 일생을 살아야 하는지, 무슨 이유로 저 사람은 금수저로, 이 사람은 흙수저로 태어나는지, 왜 수많은 아프리카와 중동의 난민들은 고향을 떠나 낯선 나라로 가야 하는지... 그래서 시편 73장의 의문이 우리 의문이기도 합니다: “악한 자들은 피둥피둥 살이 찌고 고생이 무엇인지 조금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들을 보십시오. 그들은 악인이어도, 몸은 항상 편하고 재산은 늘어만 갑니다.”(시편 73,4.12)
 

우리 주님께서도 십자가에 위에서 똑같이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저를 버리셨습니까?”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주님의 이 질문에 금방 답해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답해 주셨습니다. 바로 부활입니다. 주님부활로 이 세상 모든 부조리와 모순에 대해서도 답해 주셨습니다. 바로 영원한 생명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뻐하는 것은 주님부활이 곧 우리의 부활이기 때문입니다. 해서 코린토 115장은 죽은 이들의 부활이 없다면 그리스도께서도 되살아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사람이 살아날 것입니다.”(1코린 15,13.20.22)라고 합니다.
 

부활신앙은 주님사랑은 모든 것을, 그래서 죽음도 이긴다는 것입니다. 그분 사랑은 영원하고 생명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이 세상의 모든 악과 고통에서 우리를 구원하는 은총입니다. 이 은총으로 우리는 요한묵시록이 가리키는 둘째 죽음을 당하지 않고 주님과 결합되어 부활할 것입니다: “그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씻어주실 것이다. 이제는 죽음이 없고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을 것이다. 이전 것들이 다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묵시 21,4)
 

이 때문에 중요한 것은 삶의 조건이 아닙니다. 우리가 가난하든, 부유하든, 건강하든, 병약하든, 어떤 나라 사람이든, 이 세상 삶의 조건 속에서 예수님을 믿고 그분의 부활을 희망하는 것만이 중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현세의 고통과 불의 앞에서 의문을 품은 채 희망 없이 살아갈 것이라고 코린토 115장이 말합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1코린 15,19)
 

그러나 우리는 축복받은 사람들입니다. 축복받은 이유를 필리피서 3장이 아름답게 설명합니다: “나는, 그분 부활의 힘을 알고 그분 고난에 동참하는 법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어떻게든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이미 그것을 얻은 것도 아니고 목적지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것을 차지하려고 달려갈 따름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이미 나를 당신 것으로 차지하셨기 때문입니다.”(필립 3,10~12)
 

우리를 위해 부활하신 주님께서 부활의 은총과 축복을 지금부터 우리와 온 세상에 내려주시길 빕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참으로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호수 제목 글쓴이
2810호 2024. 4. 28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updatefile 주영돈 신부 
2809호 2024. 4. 21  착한 목자의 삶 file 박상운 신부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2795호 2024. 1. 2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 file 박경빈 신부 
2794호 2024. 1. 14  “와서 보아라.” file 우종선 신부 
2793호 2024. 1. 7  잠 못 이루는 예루살렘 file 장세명 신부 
2792호 2024. 1. 1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 이수락 신부 
2791호 2023. 12. 31  아름다운 가정 file 이수락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