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유의 마지막 등장인물

가톨릭부산 2020.01.02 10:13 조회 수 : 51

호수 2578호 2020.01.05 
글쓴이 박상대 신부 

구유의 마지막 등장인물
 

박상대 신부 / 호계성당 주임
 

   성탄의 기쁨과 새해의 희망이 아우러진 가운데 교회는 오늘 주님 공현 대축일을 지낸다. 별의 인도를 받은 동방의 박사들이 베들레헴 구유까지 아기 예수님을 찾아와 ‘황금과 유황과 몰약’과 함께 경배를 드린 사건을 계기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온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났음을 경축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삼왕 내조 축일’로 불렸던 오늘 대축일은 카르타고 출신의 교부 테르툴리아누스(160-220)가 동방박사들을 왕들로 추정하였고, 그 후에 그들의 이름을 ‘가스파르, 멜키오르, 발타사르’로 명명한 데서 기인된다. 사실 동방교회가 3세기 초에 먼저 이 축일을 제정하여(1월 6일) 주님 성탄 대축일로 지냈고, 세례(마르 1,9)와 카나 혼인잔치 기적(요한 2,1~11)과 거룩한 변모 사건(마태 17,1~13)을 한데 모아 공현 대축일로 기념하였다. 380년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가 그리스도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선포하면서 부활 대축일과 모든 주일을 거룩히 지내던 서방교회는 동방의 전례를 도입하여 ‘불멸의 태양신 탄일’이었던 12월 25일을 ‘주님 성탄 대축일’로 제정하여 지냄으로써 성탄과 공현을 분리시켰다.

   오늘 복음이 들려주는 동방박사들의 베들레헴 방문 사건이 사실인가 아닌가를 논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줄곧 복음을 토대로 교회는 물론, 온 세상이 크리스마스 구유를 장식하여 동방박사들의 방문 사건을 주님 성탄 사건의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 신앙적 고무와 제고의 기회로 삼아왔다는 것이다. 오늘 대축일로써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구유 세트에 등장해야 할 인물들이 모두 완성되었다.

   여기에 빠진 인물은 더 없을까? 물론 헤로데 대왕과 우리 자신들이 빠져있다. 메시아 탄생의 예언을 생전에 들어본 적도 없던 동방박사들은 하늘에 떠오른 큰 별만 보고 그 별의 주인을 찾아뵙겠다는 일념으로 멀고도 긴 신앙여행을 시작하였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바친 예물의 의미와 같이 만왕의 왕이시고(황금), 유일한 대사제이시며(유황), 십자가의 고통과 죽음(몰약)으로 세상을 구원하실 진정한 메시아 그리스도를 만나게 해 주셨다. 우리도 구유 안으로 들어가 아기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이요 구세주로 고백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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