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미사 경본 소개 특집 (2)
우리말 번역문의 새로운 점
신호철 비오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기획정보처장,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
지난 주에 로마 미사 경본 제3표준판의 변화를 소개하였다. 이번 주에는 2008년의 제3표준수정판을 번역한 새 미사 경본의 우리말 번역문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들 중에서 중요한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이 변화의 일부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에 따라 마련하여 사도좌의 추인을 받아 삽입한‘한국 교구 적응 지침’이고, 다른 부분은 라틴어 본문에 더욱 일치하도록 이전과 달리 번역한 것인데 대부분 경신성사성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 장례예식에서 고별식은 반드시 시신이 있을 경우에만 거행하였다. 그러나 한국 교구들에서는, 천재지변이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유골만 있거나 시신이 없는 경우에도 고별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경우 기도문은 알맞게 바꾸어 적용해야 할 것이며 유골도 없는 경우에는 성수 뿌림과 분향은 하지 않는다.
● 전례 거행에 가장 어울리는 악기는 오르간이다. 그러나 한국 교구들에서는 관악기와 현악기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타악기는 특별한 경우에 신중하게 검토하여 사용해야 한다. 악기의 사용은 참으로 거룩한 목적에 알맞아야 한다.
● 전례 대화에서“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에 대하여 교우들의 응답은“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또한 부제의 영과 함께”로 수정되었다. 여기서‘영’은 개인의 영혼이 아니라 성품성사 때 받은‘성령’을 가리킨다.
● 감사기도 중 성찬 제정 보도문의 축성 말씀인“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가“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로 수정되었다. 이렇게 수정한 것은 전례 전통 안에 이어져 온 여러 중요한 의미를 가능한 한 모두 담아내기 위함이다.
● 감사기도 제2, 3, 4 양식의‘성인들을 기억하는 기도’에서 성모를 언급하는 부분 다음에, 제1양식에 나오는“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를 삽입하였다. 성 가정은 교회의 모상이며, 십자가 아래에서 주님께서 성가정의 어머니를 교회의 어머니로 맺어주셨듯이 성가정의 보호자요 아버지인 성 요셉은 교회의 보호자요 아버지가 되었다.
● 라틴어 본문에 충실하게, 미사 통상문 128항에서“장례 미사에서는 평화의 인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본문을 삭제하고“적절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복원하였다.
● 또한 영성체 전 사제의 말“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앞에“보라!”를 넣고, 교우들의 응답은“... 제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로 수정하였는데, 이 역시 라틴어 본문에 충실하고 성경에 일치시키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