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이소~
이영창 스테파노 신부 / 시장사목 담당
시장을 방문 중일 때 어떤 신자분이 저를 보고“신부님은 어느 본당에 계십니까?”라고 질문을 하기에“저는 현재 시장사목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러자 그 신자분이 대뜸“부산시장님은 잘 계시지요?”라고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시장(市場)사목이란 말에 그 신자분은 부산시장(市長)님 사목으로 잘못 알아들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시장사목이 무엇을 하는 사목인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시장사목이란 부산교구 관할 내에 있는 재래시장 상인을 대상으로 하는 특수사목입니다. 2003년 10월 시장사목 담당사제가 처음 임명되어 12월 27일 시장사목 출범미사를 주교님과 봉헌함으로써 정식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찾아가는 교회’라는 목표 아래 재래시장을 방문하며 상인들을 만납니다. 현재 부산진·남문시장, 부전마켓타운(부전시장), 자유도매시장, 평화도매시장, 골드테마거리(귀금속상가), 용호골목시장, 온천시장, 남항시장, 엄궁부산청과시장, 서면지하도상가부전몰, 남포지하쇼핑센터, 국제시장, 부평깡통시장, 자갈치·건어물시장 등 14개 시장 및 상가 교우들을 대상으로 주일미사(토요일), 평일미사, 상우회미사, 상시 고해성사, 냉담교우 방문 및 면담, 신앙 상담 등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특히 재래시장에는 냉담교우들이 많습니다. 3년~5년은 기본이고 20년 이상 냉담교우들도 많이 만나게 됩니다. 생활고 때문에, 바쁘고 피곤하다고, 생선·채소 등의 장사를 하면서 옷이 더러워지고 몸에서 냄새가 나서 본당미사를 한 번 두 번 미루다 보니 어느새 냉담교우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들을 찾아내어 고해성사를 주고 다시 신앙적 삶으로 나아가도록 도우며, 그들의 교적을 찾아 본당으로 연결하여 본당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장사목은 본당의 사각지대인 재래시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잃은 양들을 찾아 본당으로 인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예비신자들에게 세례성사를 베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냉담교우들을 찾아 신앙을 되찾아주는 것, 본당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중요한 선교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느냐?”(마태 18, 12)는 주님의 말씀에 따라 오늘도 시장사목은 재래시장에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