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86호 2023. 12. 3 
글쓴이 손삼석 주교 

부산교구 사목지침

청소년·청년의 해 (1) “환대와 경청의 해”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교형 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난 3년간 ‘신앙과 말씀의 해’, ‘성체와 말씀의 해’, ‘친교와 말씀의 해’를 지냈고,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믿음을 잘 지켜왔습니다. 그동안 하느님을 믿고 열심히 기도하며 어려움을 극복한 모든 분에게 격려와 깊은 감사를 드리고, 주님 은총이 언제나 함께하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2023년 ‘친교와 말씀의 해’에는 ‘청소년·청년의 해를 준비하며’라는 부제를 제시하였고,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은 ‘청소년·청년의 해’를 본격적으로 지내면서 그들을 위한 우리의 역량을 모으고자 합니다.
 

  청소년과 청년은 우리 사회를 이끌어갈 ‘미래의 희망이며 교회의 현재’로서 보석같이 귀하고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안, 물질 중심주의, 세상 성공을 우선시하는 경향, 입시 위주로 편향된 교육, 사회의 여러 유해한 환경 등은 청소년과 청년을 신앙에서 멀어지게 하고 삶의 방향을 잃게 합니다.

  지금까지 각 교구는 청소년 사목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연구하며 많은 계획을 세웠지만 그 효과는 미미하였고, 청소년 사목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서로 기도하면서 머리를 맞대어 논의하고, 청소년과 청년에게 귀를 기울이면서,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정성과 노력의 가장 큰 목표는 청소년과 청년이 ‘하느님 안에서 복음화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청소년·청년의 해’의 기본 주제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게 나타나신 예수님의 모습’(루카 24,13-35 참조)을 바탕으로 합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신 뒤 삶의 방향을 잃은 두 제자에게 주님은 가까이 다가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시면서 이야기를 들으셨고, 당신에 관한 성경 말씀을 풀이하신 후 빵을 떼어 나누어주시면서 당신이 부활하여 살아계심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리고 주님을 만나 삶의 방향을 되찾은 두 제자는 즉시 다른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합니다.

  여기에서 세 가지 주제를 발견합니다. 첫째는 예수님이 가까이 다가가시어 함께 걸으시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신 것이고, 둘째는 말씀과 성찬을 통해 당신을 드러내신 것이며, 셋째는 제자들의 복음 선포입니다. 이 세 가지 주제를 ‘청소년·청년의 해’에 맞춰, 2024년에는 ‘환대와 경청의 해’, 2025년에는 ‘배움과 체험의 해’, 2026년에는 ‘선포와 나눔의 해’를 지내고자 합니다.

  
‘환대와 경청의 해’에는 본당 차원에서 먼저 청소년과 청년을 반갑게 맞이합시다. 그리고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그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경청하며, 지원하는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배움과 체험의 해’에는 지구 차원에서 청소년과 청년이 영적으로나 지적으로 주님을 알고 깨닫도록 돕고, 주변 본당과도 협력하여 하느님을 깊이 체험할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오. 이를 바탕으로 ‘선포와 나눔의 해’에는 교구 차원에서 그동안 청소년과 청년이 만났던 주님을 서로 나누는 장을 마련하여, 그들이 하느님 안에서 복음화의 주인공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2024년 올해는 ‘환대와 경청의 해’로 선포하며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환대하고 경청하는 본당 공동체를 만듭시다.
  교회는 서로 모여 기도하고 나누며 귀를 기울이고 환대하는 공동체입니다. 초대 교회 공동체는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었다.’(사도 2,46 참조)고 성경은 전합니다. 교회는 하느님께 기도하며 서로의 삶을 나누는 공동체요, 주님께 우리 삶을 맡기고 불안과 두려움이 아닌 기쁨과 행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곳입니다.
  먼저 기존 교우들끼리 서로 보듬고 사랑하면서, 교회에 처음 온 사람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이끌어줍시다. 그리고 신앙에서 멀어져 삶의 방향을 잃은 청소년과 청년을 다시 교회로 초대하고, 젊은이를 반갑게 맞이하며 우리의 따뜻함을 전합시다. 서로의 삶을 나누고 경청하면서 하느님 사랑과 위로를 전하면 아름다운 본당 공동체로 거듭 성장할 것입니다.

 
2.청소년 사목에 서로 협력합시다.
  “몸은 하나이지만 많은 지체를 가지고 있고 몸의 지체는 많지만 모두 한 몸인 것처럼”(1코린 12,12) 본당 내 많은 분과와 단체도 한 몸이라 생각하면서 협력하고 서로를 돌보아야 합니다.
  올해는 각 분과나 단체가 청소년과 청년을 먼저 돌보면서, 그들이 주님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해봅시다. 몸의 지체 가운데 아프거나 약한 부분이 있으면 더 감싸고 돌보듯이, 청소년과 청년이 그런 상황에 있음을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힘을 모읍시다.

 
3.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읍시다.
  우리 삶과 활동의 근원은 임마누엘 하느님이시고, 실의와 절망에 빠져있던 두 제자에게 다가가신 예수님은 당신에 관한 성경 말씀을 풀이하시면서 그들에게 믿음과 확신과 희망을 전하셨습니다.
  특히 청소년과 청년 여러분! 삶이 힘들고 나 혼자라 생각이 드는 그때, 내 옆에 예수님이 동반하고 계심을 믿으십시오. 주님은 매 순간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의 말에 귀를 기울이십니다. 삶의 여러 가지를 예수님과 나누고 이야기하십시오. 주님이 나와 동행하심을 믿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내고, 하느님의 사랑 받는 사람, 세상에 필요한 사람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교형 자매 여러분! 2024년 ‘환대와 경청의 해’를 시작으로 우리 교회에 기쁨이 끊이지 않고 서로 환대하고 경청하며 우리와 동반하시는 주님을 닮아 활기찬 본당, 사랑과 위로가 가득한 본당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더불어 본당, 지구, 교구가 긴밀히 연결되어 많은 청소년과 청년이 하느님 안에서 행복을 찾고, 복음화의 주역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이 동력이 마침내 2027년 서울세계청년대회로 연결되어 큰 열매를 맺기를 희망합니다.

  교구민 모두에게 주님의 사랑과 축복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중점사항>

  1. 환대하고 경청하는 공동체 만들기
  2. 청소년·청년에게 믿음 전수하기
  3. 청소년·청년을 위한 공간과 시간 만들기
  4. 지구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천주교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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