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부산교구 사목지침 “친교와 말씀의 해” 해설 (Ⅱ)
손삼석 요셉 주교 / 천주교 부산교구장
2023년 교구 사목지침 ‘친교와 말씀의 해’에서 가장 먼저 내세운 것은 ‘하느님과의 친교’입니다. 우선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으로서 서로를 향해, 서로 함께, 서로를 위해 존재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바로 그런 하느님의 ‘친교의 신비’를 본받고 그분의 ‘친교’에 함께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분의 친교에 참여하기에 앞서 그분에 대한 믿음이 돈독해야 합니다. 2022년 10월 12일부터 3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열렸던 ‘아시아 주교회의 50주년 총회’(FABC)에서나 앞으로 있을 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 총회의 주제 중 하나가 ‘청소년들’입니다. 지금까지 교회 안에서의 청소년들의 활동과 역할은 지대했습니다. “아시아의 청소년들은 종종 많은 나라에서 사회적, 종교적 변화의 선봉에 서고 있으며, 다양한 사회적 해방과 지지 운동을 주도하고, 교회의 쇄신 운동에 참여하며, 교회의 사목 프로그램과 기초 교회 공동체의 지도자로 부상하고 있다.”(FABC VIII 33)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경제, 문화 등의 변화가 청소년들을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보물’인 청소년들을 우리의 친교 안으로 초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우리부터 하느님과 더 가까워져야 하고 친교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외우며, 필사하고 묵상해야 합니다. 성사, 특히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통해서 하느님의 풍요하심과 자비하심을 체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성체 앞에서 찬미와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를 통해서만이 하느님과의 친교를 이룰 수 있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이전의 사목지침 실천 사항에서 계속 강조되어 왔습니다.
이번 사목지침의 두 번째 실천 사항은 ‘이웃과 친교하기’입니다. 사회적 변화뿐 아니라 주택 공간의 변화는 이웃을 멀리하고 잃어버리게 합니다. 게다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열광적인 소비주의는 사회에서의 이웃만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인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더불어 살고, 함께 가는’ 여정의 길을 잃게 만듭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현대 세계의 복음 선포에 관한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에서 ‘영적 세속성’에 대해서 강하게 질책하셨습니다: “영적 세속성은 신앙심의 외양 뒤에, 심지어 교회의 사랑의 겉모습 뒤에 숨어서 주님의 영광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광과 개인의 안녕을 추구하는 것입니다.”(93항) 교회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인데, 언제부터인가 개인적으로만 신앙의 삶을 살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많은 평신도가 사도직 활동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두려워하고 그들의 자유 시간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며 책임 맡기를 꺼립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잘 양성된 본당의 교리 교사들 가운데 기꺼이 여러 해 동안 계속 활동하는 이들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이와 비슷한 일이 사제들에게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제가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는 데에 집착합니다.”(81항) 이런 교황님의 걱정들은 모두가 ‘친교’와 어긋나는 것들입니다.
우리 사목지침 실천 사항 중에 ‘구역, 반 활성화’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파트 환경과 더불어 직장과 사회적인 활동 등으로 인하여 서로 만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치점을 찾고 맞추면 불가능한 일도 아닙니다.
그동안 우리 교구뿐 아니라 전국 교구에서 자선을 통한 ‘이웃 사랑 실천’을 많이 했습니다. 코로나 기금 모으기, 우크라이나 돕기 등으로 정말 많은 분들이 자선과 희생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셨습니다. 이번 해에도 불우한 이웃을 위해 더 많은 사랑의 손길을 뻗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