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59호 2021.07.11 
글쓴이 한윤식 신부 
우리는 누구인가?

 
한윤식 신부 / 부산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김대건신부님.png    김대건 신부님의 탄생 200주년을 맞아 신부님의 인생여정과 신앙살이를 되돌아보며, 세 가지 측면에서 우리가 과연 누구인가를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첫째, 김대건 신부님처럼 우리 또한 ‘물려받은 신앙’의 소유자이다. 1821년 충청도 솔뫼에서 태어난 신부님은 이후 경기도 용인의 골배마실로 옮겨가 사시다가 근처 은이공소에서 1836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모방 신부에게서 세례를 받고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난다. 우리가 세례를 받고 한 사람의 그리스도인으로 태어난 시점과 상황은 서로 다르다. 하지만 신부님처럼 우리 모두는 ‘물려받은 신앙’의 소유자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그 신앙을 잘 보존하려 애쓰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둘째, 김대건 신부님과 마찬가지로, 우리 또한 ‘살아가야 하는 신앙’의 소유자이다.  잘 알고 있듯이, 신부님은 “당신이 천주교인이요?”라는 관장의 질문에 거침없이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요.”라고 대답하였다. 이는 삶 속에서 신앙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세상이 나에게 “니가 천주교 신자냐?”하고 물을 때, 우리도 신부님처럼 대답할 수 있을까? 믿지 않는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며 산다면,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다. 
 
   끝으로 김대건 신부님처럼, 우리 모두는 ‘전해주어야 하는 신앙’의 소유자이다. 13개월이라는 짧은 시기였지만, 신부님은 사제로 살며 자신이 물려받고 살아가는 신앙을 전하는 일에 있어서도 전력을 다한 분이었다. 특히 한강 새남터에서 군문효수형으로 순교하실 때에는 이렇게 말씀하신 분이었다. “나는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여러분이 죽은 뒤에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천주교를 믿으십시오.” ‘전해주어야 하는 신앙’의 소유자인 우리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우리가 가장 먼저 신앙을 전하기 위해 선택한 이들은 과연 누구인가?
 
   ‘코로나19’라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전대사가 부여된 성지나 성당을 순례하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다. 가톨릭 교회의 사제로 살아가는 저는, 이 순례의 대열에 더 많은 이가 함께 하며 하느님의 은총을 얻어 누리기를 희망한다. 특히 ‘물려받은 신앙’, ‘살아가야 하는 신앙’, ‘전해주어야 하는 신앙’의 소유자였던 김대건 신부님 앞에서, 각자 자신이 어떻게 신앙을 물려받았고, 지금 어떻게 신앙을 살아가고 있으며, 과연 누구에게 신앙을 전해주고자 하는지도 살폈으면 한다.




김대건신부님순례지안내.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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