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넘치는 생명

가톨릭부산 2017.11.22 10:09 조회 수 : 109

호수 2462호 2017.11.26 
글쓴이 우리농 본부 

흘러넘치는 생명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1996년 세상을 떠난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그의 생애 마지막 유언으로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죄송하지만 죽음 앞에 서 봐도 저의 신념엔 변화가 없습니다. 나는 이제 소멸합니다. 내 육체와 내 영혼 모두 태어나기 전의 무(無)로 돌아갑니다. 묘비에서 저를 기릴 필요 없습니다. 저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다만, 제가 문득 기억날 땐 하늘을 바라보세요.”이토록 자신만만한 자의식을 가진 당당한 무신론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그는 인간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우주의 신비를 차근차근 밝혀낼 수 있기에‘하느님’은 어쩌면 필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신비, 그 끝은 어디에 가 닿을까요? 저는 인간의 이성으로는 생명의 신비를 완전히 다 밝혀낼 수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생명의 신비는 원칙적으로 신의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사막에 사는 새우 중‘투구새우’라는 놈이 있답니다. 이 투구새우는 알에서 깨어나 죽을 때까지 고작 한 달이 넘지 않는 3주간 정도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가뭄이 지속되면 자체 봉합된 용기 안에서 사막에 물웅덩이가 생기고 온도와 빛이 좋아질 때까지 무려 수백 년을 기다릴 수 있다고 합니다. 이걸 인간에 비교해본다면 투구새우는 그 긴 시간 1년에 3번 심장 맥박을 치는 것으로 버틴다고 합니다. 과연 생명의 신비는 분명 인간 이성의 영역을 뛰어넘습니다. 지난 목요일 세상이 두 쪽 나도 결코 거스를 수 없는 수능이 1주일 연기되어 치러졌습니다. 인간의 지성, 계획 등이 얼마나 허무한지 단박에 드러난 사건입니다. 그래서 생명의 신비 앞에서 교황님의 이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하게 됩니다.“개별적으로 나타나는 환경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방안만을 찾는 것은 …… 가장 심각한 진짜 문제들을 숨기는 것입니다.”(『찬미받으소서』111항)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45 2383호 2016.05.22  아직도 먹고 사는 문제로 우리농 본부  42
44 2387호 2016.06.19  오래된 소명 우리농 본부  59
43 2392호 2016.07.24  더불어 생명 우리농 본부  76
42 2397호 2016.08.28  김영란법과 농민 우리농 본부  130
41 2401호 2016.09.25  호배추와 GMO 우리농 본부  194
40 2405호 2016.10.23  우리 삶의 징조 우리농 본부  42
39 2410호 2016.11.27  생명의 시작 우리농 본부  63
38 2414호 2016.12.25  성탄, 원활한 흐름 우리농 본부  88
37 2418호 2017.01.22  생명을 위한 안식 우리농 본부  33
36 2423호 2017.02.26  구별되지 않는 기쁨 우리농 본부  83
35 2427호 2017.03.26  안식 없는 사회 우리농 본부  37
34 2431호 2017.04.23  일석이조(一石二鳥) 유감 우리농 본부  22
33 2436호 2017.05.28  아무도, 아무것도 우리농 본부  51
32 2440호 2017.06.25  말이 안 되는 것이 말이 되는 세상 우리농 본부  75
31 2444호 2017.07.23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 우리농 본부  56
30 2449호 2017.08.27  어디에나 모세의 떨기나무가! 우리농 본부  214
29 2453호 2017.09.24  가장 많이 피는 꽃 우리농 본부  102
28 2457호 2017.10.22  자연에 대한 예의 우리농 본부  89
» 2462호 2017.11.26  흘러넘치는 생명 우리농 본부  109
26 2466호 2017.12.24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농 본부  78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