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83호 2016.0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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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리농 본부 |
아직도 먹고 사는 문제로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저희의 햇수는 칠십 년 근력이 좋으면 팔십 년”(시편 90, 10), 그럴진대 먼 미래를 대비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내일 걱정일랑 잊고서 오늘에 충실한 삶이면 충분하다고 한다면, 종말은 세상의 완성이 아니라 파국적 멸망이라는 세간의 전망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백 퍼센트 진실이 될 것입니다. 바로 그런 파국을 미리 방지하고, 건네받은 구원사명을 후대에도 물려주어 지속 가능한 세상 건설에 동참한다는 것은, 그래서 하느님 나라 완성에 동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올해를 유엔(UN), 더 정확히는 그 산하기관인 식량농업기구(FAO)는‘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영양가 높은 곡물’이라는 슬로건으로‘콩의 해(IYP: International Year of Pulses)’로 지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먹을 것이 남아돌아 오히려 음식물쓰레기를 걱정해야 하는 이 시대에 식량 사정을 걱정해 콩을 2016년의 주제로 삼는다는 것은 너무 과민한 반응이라고 반론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2050년 세계 인구가 90억에 이를 것이고, 그에 따라 현재보다 60%의 식량증산이 필요하리라는 예측이 그 선정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지금부터 30년 이상이 남은 이상 과학기술의 발전이 식량의 폭발적인 증산을 약속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더 많은 화학비료와 더 많은 농약, 그리고 유전자조작농산물이라면 그것이 결코 불가능한 과제는 아니라고 믿는 것입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식량자급률 50.2%, 사료용을 포함한 곡물자급률 23.8%이지만 걱정할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한계에 도달한 자연의 수용력은 무엇인가를 뱉어내지 않고서는 아주 작은 공간도 더 이상 마련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껏 자연을 파괴해온 과학기술로 그 자연을 되살리리라는 전망은 대단히 비합리적인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속 가능한 사회, 그것은 그래서 지금과는 다른 것이어야 합니다. 다른 것, 그러나 오래전에 우리 곁에 있었던 것, 그것을 다시 발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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