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 원활한 흐름

가톨릭부산 2016.12.21 10:49 조회 수 : 88

호수 2414호 2016.12.25 
글쓴이 우리농 본부 

성탄, 원활한 흐름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흔히‘작은 설’이라 부르는 동지(冬至)로부터 나흘이 흘러 맞이한 예수 성탄 대축일입니다. 짙은 어둠을 뚫고 낮이 길어지며 빛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는 때입니다. 입춘(立春)을 시작으로 흘러온 24절기의 22번째를 지났으니 그 흐름을 알지 못하는 바에야 한 가지의 의미도 놓쳐 버리기 십상이라는 사실은 하느님 육화의 신비인 성탄의 의미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겠습니다. 곧 주님의 온 생애, 특별히 십자가 죽음과 부활의 신비가 이미 성탄 속에 스며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이 자연의 흐름마냥 우리 각자와 사회의 삶의 흐름도 놓쳐버리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합니다. 안전에 큰 위험이 된다고 고리1호기 핵발전소를 지난해 6월 12일 폐쇄하기로 하고서는, 그보다 훨씬 규모도 크고 또 그만큼 사고 시 위험도 큰 신고리 5, 6호기 핵발전소를 딱 한 해만인 올해 6월 24일 건설허가를 하였습니다.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전형입니다. 쌀시장 개방을 하면 농업에 큰 타격을 준다고 농민을 포함한 많은 국민이 우려를 표하자 513%라는 엄청난 관세를 매길 테니 걱정 마라고 하더니, 생쌀이 아닌 찐쌀은 겨우 50%의 관세만 내도록 하며 우회로를 열어놓았습니다. 선식용, 단체급식용, 김밥용으로 애용하는 이 찐쌀이 정부의 호언장담과 상관없이 우리나라에 스며들며 급기야는 금지된 인도산 유전자조작 GMO 쌀까지 유통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생명은 흐름입니다. 생명현상은 한순간에 묶여있지 않고 순환합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들숨과 날숨으로 세상을 호흡하는 인간을 두고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참된 소통과 흐름의 경지를 가르치셨습니다. 이미 흘러왔던 수많은 시간이 있지만 이제 주님의 성탄으로 새로운 흐름을 맞이한 우리도 자연과 이 세상의 흐름을 똑똑히 지켜보고 막힌 곳을 뚫고, 뚫지 말아야 할 곳에 구멍을 내는 무리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켜 원활한 흐름을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25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우리농 본부  129
224 2512호 2018.10.28  논과 밭이 사라진다면 우리농 본부  157
223 2508호 2018.09.30  가장 큰 거짓말 감물생태학습관  291
222 2507호 2018.09.23  청소 시간 우리농 본부  90
221 2503호 2018.08.26  작은 희망 우리농 본부  133
220 2499호 2018.07.29  감물에서 온 편지 - 여름의 의미 김준한 신부  82
219 2498호 2018.07.22  세상은 이미 넘쳐나는데 우리농 본부  35
218 2494호 2018.06.24  겸손과 순명 우리농 본부  93
217 2490호 2018.05.27  시장과 문명 우리농 본부  42
216 2486호 2018.04.29  감물에서 온 편지 - 농부의 시간 김준한 신부  97
215 2485호 2018.04.22  우리가 가진 열쇠 우리농 본부  61
214 2481호 2018.03.25  만물을 위한 창조 우리농 본부  57
213 2477호 2018.02.25  마지막 나무를 자른 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우리농 본부  65
212 2473호 2018.01.28  환경, 믿음의 영역 우리농 본부  64
211 2468호 2017.12.31  먹는 신앙 김준한 신부  68
210 2466호 2017.12.24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농 본부  78
209 2462호 2017.11.26  흘러넘치는 생명 우리농 본부  109
208 2458호 2017.10.29  감물에서 온 편지 - 불편한 동거, 생명의 창문 김준한 신부  204
207 2457호 2017.10.22  자연에 대한 예의 우리농 본부  89
206 2453호 2017.09.24  가장 많이 피는 꽃 우리농 본부  102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