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51호 2015.10.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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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리농 본부 |
생태적 빚
우리농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생태적 빚, 이 말은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해 피해자와 가해자가 갈리는 와중에, 특별히 가해자인 선진국이 피해자인 남반구의 개발 도상국에게 지고 있는 책무를 가리키는 교황님의 언어입니다.(『찬미받으소서』51항 참조) 과연 그렇습니다. 개별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확대된 환경문제, 특별히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홍수 등의 이상기온 현상, 대기 및 수질오염, 열대림 파괴 및 여타의 다양한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 파괴는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더 가난한 국가, 그 안에서도 더 가난한 사람에게 더 위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마련입니다.
어쩌면 이처럼 전 지구적 규모에서 보지 않더라도 오늘날 대한민국 안에서 우리 도시민은 농민에게 이‘생태적 빚’을 지고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농민 중 특별히 가톨릭 농민에게는 그 빚이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얼마 전 가톨릭농민회 정현찬 미카엘 전국회장님께서는 가톨릭 농민이 생산한 유기농 농산물이 절반도 소비되지 못하는 문제를 안타까워하시면서 넋 놓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가톨릭 농민이 먼저, 유기농 벼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은 과수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의 과일을 먹고, 과수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은 벼농사를 지은 농민회원의 쌀로 밥상을 차리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사실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은 우리 도시민에게도 있건만 그 문제를 농민들이 스스로 먼저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이 우리를 부끄럽게 만듭니다. 얼마 전 부여에서는 433개 마을 이장, 7개 지역농협, 농업단체, 시민단체 등이 모여‘밥쌀용 쌀수입 반대 우리쌀먹기 부여군 운동본부’가 발족하였습니다. 우리가 지고 있는 생태적 빚을 만분의 일이라도 갚는 그 길에 우리쌀을 먹는 것, 이것이 그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면 농민들의 노력도 그리 헛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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