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138호 2011.12.18 |
---|---|
글쓴이 | 우리농본부 |
밥이 곧 내 몸이라
논에는 벼만 자라는 게 아닙니다. 수십 가지의 풀과 메뚜기, 거미, 올챙이, 개구리, 미꾸라지, 잠자리, 무당벌레, 거머리, 우렁이, 물방개, 소금쟁이, 바구미, 벼멸구, 오리, 왜가리, 두루미 등 셀 수 없이 많은 생명이 와글와글 살고 있습니다. 논은 수천 년 동안 사람을 먹여 살려온 ‘생명 창고’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논은 홍수를 막아 주고, 지하수를 조절하고, 흐린 공기와 물을 깨끗하게 하고, 여러 생물을 보전한답니다. 그렇게 소중한 논에서 쌀이 나오고, 그 쌀로 사람들은 밥을 지어먹습니다.
밥상 위에 밥 한 그릇이 올라오려면 만물이 하나가 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밥 한 그릇은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울려 만든 성스럽고 거룩한 ‘마무리’며 ‘미래’입니다. 그래서 밥 한 그릇 속에는 깊은 우정이 있습니다. 서로를 위로하는 따뜻한 사랑이 있고 평화가 있습니다. 농부들의 정성과 철마다 피는 들꽃들의 숨결과 나비와 벌과 새들의 노래가 있어, 온 생명이 다 들어 있습니다.
밥은 백 가지 약보다 좋고, 먹으면 먹을수록 마음이 고와지고, 이웃을 도울 줄 아는 착한 마음이 저절로 생깁니다. 사람은 밥을 나누어 먹어야 합니다. 온갖 원망과 미움 다 녹이는 밥. 흩어진 식구들 한데 모으는 밥. 산 사람 죽은 사람 이어 주는 밥. 밥을 나누어 먹어 본 사람만이 사람 귀한 줄 알고 깊은 정이 무엇인지 압니다. 밥을 제때에 잘 먹는 일만으로도 사람과 자연을 살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살리는 것입니다. 밥이 곧 내 몸입니다.
번호 | 호수 | 제목 | 글쓴이 | 조회 수 |
---|---|---|---|---|
225 |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 우리농 본부 | 129 |
224 | 2512호 2018.10.28 | 논과 밭이 사라진다면 | 우리농 본부 | 157 |
223 | 2508호 2018.09.30 | 가장 큰 거짓말 | 감물생태학습관 | 291 |
222 | 2507호 2018.09.23 | 청소 시간 | 우리농 본부 | 90 |
221 | 2503호 2018.08.26 | 작은 희망 | 우리농 본부 | 133 |
220 | 2499호 2018.07.29 | 감물에서 온 편지 - 여름의 의미 | 김준한 신부 | 82 |
219 | 2498호 2018.07.22 | 세상은 이미 넘쳐나는데 | 우리농 본부 | 35 |
218 | 2494호 2018.06.24 | 겸손과 순명 | 우리농 본부 | 93 |
217 | 2490호 2018.05.27 | 시장과 문명 | 우리농 본부 | 42 |
216 | 2486호 2018.04.29 | 감물에서 온 편지 - 농부의 시간 | 김준한 신부 | 97 |
215 | 2485호 2018.04.22 | 우리가 가진 열쇠 | 우리농 본부 | 61 |
214 | 2481호 2018.03.25 | 만물을 위한 창조 | 우리농 본부 | 57 |
213 | 2477호 2018.02.25 | 마지막 나무를 자른 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 우리농 본부 | 65 |
212 | 2473호 2018.01.28 | 환경, 믿음의 영역 | 우리농 본부 | 64 |
211 | 2468호 2017.12.31 | 먹는 신앙 | 김준한 신부 | 68 |
210 | 2466호 2017.12.24 |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여 | 우리농 본부 | 78 |
209 | 2462호 2017.11.26 | 흘러넘치는 생명 | 우리농 본부 | 109 |
208 | 2458호 2017.10.29 | 감물에서 온 편지 - 불편한 동거, 생명의 창문 | 김준한 신부 | 204 |
207 | 2457호 2017.10.22 | 자연에 대한 예의 | 우리농 본부 | 89 |
206 | 2453호 2017.09.24 | 가장 많이 피는 꽃 | 우리농 본부 | 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