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거짓말

가톨릭부산 2018.09.27 10:11 조회 수 : 291 추천:3

호수 2508호 2018.09.30 
글쓴이 감물생태학습관 

가장 큰 거짓말
 

감물생태학습관
 

  가장 큰 거짓말 중 하나는 남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입니다. 더군다나 자기가 거짓말을 하면서도 스스로 속아 넘어가는 경우 그 거짓말의 능력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에게 하는 이 거짓말이 너무 자주 일어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미 오래전 우리는 자연스러움에서 이탈해 부자연스러운 삶에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몸의 감각도,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심미적 감응도 어딘가 왜곡되었습니다. 하늘 가득 스며드는 자연스러운 어둠을 헤치지 않을 정도로 붉게 물든 저녁노을의 아름다움보다는 밤을 낮보다 더 밝게 비추는 강한 조명 아래 빛나는 백화점 진열대의 상품에 환호성을 보냅니다. 그래서 가을 풀숲에 깃든 곤충 한 마리를 보고서도 그 작은 생명의 꺼지지 않는 온기를 느끼지를 못하고, 더럽고 추하고 불결하다며 기겁부터 하고 봅니다. 자연은 그렇게 자연스럽게 내 주위를 따뜻하게 감싸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침투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이방인, 이물질인양 경계를 하게 됩니다. 과연 어디에서부터 비뚤어진 것일까요. 그냥 아무렇지 않은 듯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요. 한편으론 우리 때문에 “모든 피조물이 지금까지 다 함께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 있음”(로마 8,22)을 알 법도 하건만, 우리는 옹졸하게도 벌레 한 마리마저도 손사래를 치며 멀리 내쫓아버리고 맙니다. 얹혀사는 삶을 더부살이라고 했습니다. 한 생을 살면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자연의 신비 앞에서 손님인 양 구경하듯 멀찍이 거리를 두는 것이 순례자의 삶이 결코 아닙니다. 인위적인 것이 아닌 자연스러운 세상을 온몸의 감각과 이성, 그리고 뜨거운 마음으로 느끼며 사는 것이 참된 신앙인의 삶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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