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배추와 GMO

가톨릭부산 2016.09.21 10:15 조회 수 : 194

호수 2401호 2016.09.25 
글쓴이 우리농 본부 

호배추와 GMO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변화와 새로운 적응을 애써 피할 도리도, 필요도 없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모든 문명은 인간사회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그 자리를 잡아가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어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다가올 김장을 예로 들어봅니다. 고작 100년 전 우리 조상들은 과연 오늘 우리와 같은 김장김치를 담갔을까요? 오늘날 우리가 먹는 배추는 1882년 임오군란 즈음 조선에 들어와 살게 된 중국인 화교에 의해 유입된 것입니다. 더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조선총독부의 적극적인 권장으로 중국산 결구배추(호배추) 재배면적이 넓어졌고, 급기야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조선배추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호배추가 조선배추에 비해 수확량이 많고, 속이 꽉 차 추위에 강하며, 재배가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성배추와 경성배추로 대표되는 조선배추는 호배추에 비해 통이 작지만, 감칠맛이 더 뛰어나고 우거지도 많이 나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전통에서 벗어났니, 한국 사람은 무조건 한국 토종배추만 먹어야 한다고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변화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삶의 중요한 한 단면을 이루어가는 법입니다. 그러나 변화와 조작은 분명히 다릅니다. 문명 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서서히 유입된 새로운 변화는 자본을 등에 업고 실험실에서 과학적인 조작을 거쳐 억지로 탄생한 것과는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항간에 비타민 A 성분이 강화된 황금쌀이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할 기적의 농산물인 양 선전되고 있습니다. 과연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하여 유전자를 조작하는 다국적 기업이 정말로 인도주의적인 목적으로 인위적인 농산물을 생산하려고 노력한다고 믿는 순진한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더더구나 유전자조작농산물이 이미 수십 년 전에 개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굶주린 인류의 문제는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변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선택입니다. 그러나 조작, 그것은 용납할 수 없는 우리의 교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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