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희망

가톨릭부산 2018.08.22 10:45 조회 수 : 117

호수 2503호 2018.08.26 
글쓴이 우리농 본부 

작은 희망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벼꽃이 피는 계절입니다. 종자에 따라 9월에도 볼 수 있지만 거의 8월이면 온 산하의 들판 가득 흐드러진 벼꽃을 볼 수 있습니다. 꽃잎도 꽃받침대도 없어 장미만큼, 백합만큼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소박한 자태는 피와 살이 되어 온몸을 휘감는 생명의 밥이 됩니다. 아마 그래서인지 다들 벼꽃이 핀다고 하기보다 이삭이 팬다고 합니다. 이삭 하나에 작은 벼꽃 100여 송이가 피고, 그 한 송이 꽃마다 쌀 한 알 한 알이 영그는 모습은 그렇게 흔해도 가장 찬란하고 신비롭습니다. 과연 차고 넘쳐 무심코 지나치다가 그 가치를 알아채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요? 북아메리카 원주민 사이에서 구전되는 <코요테의 노래>가 있습니다. “코요테야, 코요테야, 내게 말해 줄래, / 무엇이 마술인지? / 마술은 그해의 첫 딸기를 먹는 것, / 그리고 여름비 속에 뛰노는 /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 이처럼 가장 평범해서 가장 신비로운 것은 자연 속에서 매일 드러납니다. 이 시대가 크고 화려하며 특이한 것에 마음을 빼앗길 때, 예수님은 에둘러 낮은 곳으로, 작은 것에서 당신 하늘 나라의 신비를 드러내셨습니다. 어린이도, 가난한 이도, 죄인도 그렇게 낮은 곳에 함초롬히 피어난 작은 꽃입니다. 이 꽃 한 송이에 숨겨진 신앙의 진리를 깨닫지 않고서는 예수님의 모습을 알아채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닐지 모릅니다. 숨 막히는 폭염에 기진맥진 겨우 하루를 버텨내는 이 계절이지만 이 속에서도 창조의 신비는 감출 수 없는 법입니다. 인간 문명이 만들어낸 살인적인 지구온난화 현상이 인류 공동의 집을 위협하고 있지만, 희망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희망은 최첨단 과학 문명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희망은 오직 예수님이 사랑해 마지않는 작은 생명에서 피어오릅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25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도시를 위한 농촌의 선택 우리농 본부  82
224 2512호 2018.10.28  논과 밭이 사라진다면 우리농 본부  120
223 2508호 2018.09.30  가장 큰 거짓말 감물생태학습관  258
222 2507호 2018.09.23  청소 시간 우리농 본부  78
» 2503호 2018.08.26  작은 희망 우리농 본부  117
220 2499호 2018.07.29  감물에서 온 편지 - 여름의 의미 김준한 신부  67
219 2498호 2018.07.22  세상은 이미 넘쳐나는데 우리농 본부  20
218 2494호 2018.06.24  겸손과 순명 우리농 본부  72
217 2490호 2018.05.27  시장과 문명 우리농 본부  38
216 2486호 2018.04.29  감물에서 온 편지 - 농부의 시간 김준한 신부  73
215 2485호 2018.04.22  우리가 가진 열쇠 우리농 본부  54
214 2481호 2018.03.25  만물을 위한 창조 우리농 본부  54
213 2477호 2018.02.25  마지막 나무를 자른 이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우리농 본부  47
212 2473호 2018.01.28  환경, 믿음의 영역 우리농 본부  46
211 2468호 2017.12.31  먹는 신앙 김준한 신부  50
210 2466호 2017.12.24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농 본부  69
209 2462호 2017.11.26  흘러넘치는 생명 우리농 본부  97
208 2458호 2017.10.29  감물에서 온 편지 - 불편한 동거, 생명의 창문 김준한 신부  187
207 2457호 2017.10.22  자연에 대한 예의 우리농 본부  71
206 2453호 2017.09.24  가장 많이 피는 꽃 우리농 본부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