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466호 2017.12.24 
글쓴이 우리농 본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하여
 

우리농 본부(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주교회의로서는 최초로 환경문제만을 다룬 1988년 필리핀 주교회의의 사목교서『아름다운 우리 땅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에 나오는“밤새 비가 내린 뒤 흐르는 흑갈색의 강물을 보십시오. 그리고 이 강물이 이 땅의 생명의 피를 바다로 흘려보내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십시오.”(『복음의 기쁨』 215항) 라는 말씀을 인용하시며 땅으로부터 비롯된 강과 바다의 풍요로움을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 제2독서에서 고백하듯이“홀로 지혜로우신 하느님”(로마 16,27)께서 이 땅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인간이 되어 나신 신비를 묵상하게 합니다. 과연 인간은 고차원적인 존재입니다. 그러나 그 뿌리를 땅에 두지 않고서는 하늘로 오를 수 없습니다. 예수님과 성모님께서 부활하여 승천하실 수 있었던 까닭도 이 땅에 정직하고 성실하게 발을 딛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오늘도 살아가고 힘을 얻을 양식을 주는 땅의 신비는 그래서 원초적인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무작정 남보다 높은 곳에 오르려는 우리의 욕망은 그래서 참 허황된 꿈입니다. 남과 비교하여 자기 자신이 특별하고, 고귀하다고 여기는 교만은 성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오늘 우리에게 하느님 육화의 신비를 깊이 묵상하도록 이끕니다. 식물의 씨앗 중에는 동물의 위장과 창자를 통과해야만 싹이 트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동물의 식욕을 자극할 맛과 향으로 씨앗을 포함한 과육을 먹게 하여 끝내 먼 곳까지 씨앗을 퍼뜨리려는 자연의 지혜의 결과일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생명 속에 하느님이 심어 주신 섭리가 싹트고 자라 열매를 맺기 위해서 우린 더욱 낮아져 땅에 심어져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성탄은 그렇게 이 땅과 자연 속에서 드러난 하느님의 신비를 기억하는 또 하나의 창조의 기적이기도 합니다.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향한 하느님의 꿈을 함께 꿀 수 있도록 자연에 깃들기를 바랍니다.

번호 호수 제목 글쓴이 조회 수
225 1965호 2008.11.16  약 먹을 때 돼지고기 못 먹는 이유 생명환경사목위원회(우리농본부)  355
224 2508호 2018.09.30  가장 큰 거짓말 감물생태학습관  291
223 1992호 2009.05.10  벌새 크리킨디 이야기 생명환경사목  268
222 2100호 2011.04.10  친환경 재생용지 생명환경사목  251
221 2194호 2012.12.30  오늘부터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우리농 본부  242
220 2022호 2009.11.19  장난감 살 때는 KPS 마크를 확인하세요 생명환경사목  219
219 2449호 2017.08.27  어디에나 모세의 떨기나무가! 우리농 본부  214
218 2458호 2017.10.29  감물에서 온 편지 - 불편한 동거, 생명의 창문 김준한 신부  204
217 1977호 2009.01.25  와리바시, 소독저, 나무젓가락 생명환경사목위원회(우리농본부)  197
216 2401호 2016.09.25  호배추와 GMO 우리농 본부  194
215 2138호 2011.12.18  밥이 곧 내 몸이라 우리농본부  192
214 2290호 2014.09.07  추석, 덜 익은 과일의 잔치! 우리농 본부  164
213 2393호 2016.07.31  감물에서 온 편지 - 군식구는 없다 김준한 신부  163
212 2367호 2016.01.31  감물에서 온 편지 - 미래를 위한 스펙 김준한 신부  161
211 2512호 2018.10.28  논과 밭이 사라진다면 우리농 본부  157
210 2108호 2011.06.05  토마토가 빨갛게 익으면 생명환경사목  157
209 2062호 2010.08.15  무쇠로 만든 프라이팬 생명환경사목  150
208 2110호 2011.06.19  보리는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생명환경사목  144
207 2018호 2009.10.22  만땅, 혹은 가득 채워주세요 생명환경사목  144
206 2182호 2012.10.07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우리농 본부  143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