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55호 2015.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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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우리농 본부 |
작은 것에서 출발하기
우리농 본부 051-464-8495 / woori-pusan@hanmail.net
무릇 큰 욕심이 거창한 결과를 약속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작지만 성실한 한 걸음이 확실한 내일을 기약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우리는 비참한 현실의 지표를 거울 삼아 폐허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해야 할지 모릅니다. 농업과 관련한 우리의 현실이 바로 그렇습니다. 역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올해 쌀값은 또 떨어졌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는 80kg당 평균 154,000원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딱 10년 전인 2005년은 156,048원이었습니다. 굳이 더 거슬러 올라가면 16년 전인 1999년 가격이 159,874원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16년째 임금동결이라는 말입니다. 16년간 경제발전에 따라 급속하게 상승한 물가는 차치하고라도 수익이 16년째 동결된다는 것은 한 마디로 농사짓고 먹고살 생각은 아예 꿈도 꾸지 말라는 말과 같습니다. 이처럼 억지로 쌀가격을 묶어두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무적이지 않은 수입 밥쌀까지 굳이 들여온다는 것은 경작을 포기하라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2014년 기준 부산시 전체면적 대비 경지면적은 8%입니다. 그러나 이 8%의 경지면적 중 상당수는 묵힌 논밭입니다. 실제 경지면적은 그보다 훨씬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쯤 되면 식량 안보를 포함한 농사의 여타 공익적 가치는 물론이거니와 대도시 근방 군소도시의 삶의 가치를 완전히 삭제하겠다는 분명한 신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출발해야 합니다. 모든 것이 제대로 서 있지 못한 현실에서 우리의 나아갈 길을 찾아야 합니다. 교황님은 당신의 회칙『찬미받으소서』에서 이런 위기에 대한 새로운 길의 한 예로,“이 세상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식량을 마련해 주는 다양한 소규모 식량 생산 체제”(129항)를 언급하셨습니다. 탁월한 사례입니다. 정확히 가톨릭농민회와 우리농이 지향하는 바입니다. 천천히, 욕심내지 않고,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고 황소걸음으로 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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