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과공지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장의 제102차 이민의 날 담화(2016년 5월 1일)

이주민과 난민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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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자비의 특별 희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우리는 특별히 주님의 자비에 주의를 기울여 우리 자신이 자비를 베푸시는 아버지의 뚜렷한 표지가 되도록 부름 받을 때가 있습니다.”(「자비의 얼굴」 3항)라고 하시며, 우리 스스로가 자비의 증거자가 되기를 촉구하십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특별히 누구에게 자비의 증거자가 되어야 하겠습니까?

 

교황님께서는 2016년 이민의 날 주제를 ‘이민과 난민의 도전에 대한 자비의 복음의 응답’으로 정하시며, “이주의 흐름은 이제 구조적인 현실이기에 계획을 세워 현재의 위급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우리가 당면한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따라서 저는 교황님의 뜻에 따라 우리 사회에서 관심이 더욱 필요한 이주민과 난민에게 여러분의 자비를 호소합니다. 최근 이주민들과 난민들이 저지른 사회문제들이 자주 언론을 통해 보도됨에 따라 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져갈까 걱정이 됩니다. 우리 사회가 이주민들과 난민들을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인격체로 포용하고 복음적 시각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사회의 난민에 대한 현실은 어떨까요? 작년 한 해 국내 난민 신청자는 5,700여 명에 달했고, 백여 명이 인정을 받아 난민 인정률은 2%에 못 미쳤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의하면 세계 평균 난민 인정률은 30%가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엔은 매년 한국 정부에 난민 인정률을 높이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서유럽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우리나라보다 15배나 많이 난민 인정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서유럽 국가들은 부적격 난민을 색출하는 데 행정력을 쏟기보다 난민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생명의 위협을 받지 않도록 배려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그들이 인간 생명을 존중하고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하는 것에 찬사를 보냅니다. 우리 정부도 난민에 관한 국가 행정력을 충원하여 인간 생명 존중과 인권 보호에 더욱 진력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지난 3월 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테러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얼굴은 무엇입니까? 제 추측이 틀리기를 바랍니다만, 혹시 중동 무슬림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현대의 국제 정세 측면에서 중동 지역의 각종 분쟁이 자주 보도되면서 중동은 분쟁과 테러의 대명사가 되었고 최근의 IS(이슬람국가) 사태는 기름에 불을 붙인 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중동의 분쟁은 서방 세계가 연루된 복잡한 정치, 경제, 종교 복합체의 한 단면입니다. 그러니 중동 지역 분쟁과 테러의 책임을 중동과 무슬림들에게만 지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종과 선정적인 기사를 좇는 현대의 매스미디어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교황님께서도 “이민들에게 해가 되는 근거 없는 두려움과 추측을 막기 위해서라도 여론 또한 올바로 형성되어야 한다.”며 매스미디어의 책무를 강조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테러방지법 통과 이후 매스미디어가 이주민들 특히, 무슬림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 기사가 작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올해는 복된 ‘자비의 특별 희년’입니다. 동시에 ‘모든 형태의 인종 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 협약(인종차별철폐협약)’이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지 50주년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도 1978년에 이 협약에 가입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자비’와 ‘이주민’은 낯선 조합이 아닙니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모든 이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합니다만, 올해는 그 중에서도 이주민들과 난민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리하여 우리 사회의 평화가 한 단계 더 도약되어, 우리 모두가 자비의 증거자이기를 진심으로 청하고 기도합니다.

2016년 5월 1일 
제102차 이민의 날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옥현진 시몬 주교

* 한국 천주교회는 우리나라의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특별한 사목적 관심을 기울이기로 하고 ‘이민의 날’을 지내고 있다. 주교회의 2000년 춘계 정기 총회에서는 해마다 ‘해외 원조 주일’의 전(前) 주일을 ‘이민의 날’로 지내기로 하였으나, 2005년부터는 이 이민의 날을 5월 1일(주일인 경우)이나 그 전 주일에 지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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