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과공지

2017년 제25회 해외 원조 주일 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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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동의 집과 한 가족인 인류를 보호합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은 스물다섯 번째 맞는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1993년부터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는 ‘전 세계의 가난한 이웃의 삶을 이해하고 나눔 의식을 고취’하고자 해외 원조 주일을 제정하여, 모든 신자가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기억하고 실천하도록 촉구해 왔습니다. 

“공동의 집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산업화되고 고도로 과학화된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일상에서 윤택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립니다. 늘어난 수명을 구가하면서 이전 시대에서는 시공의 한계 때문에 가지 못한 장소를 여행합니다. 지구 반대편의 사람들과 손쉽게 소통을 하고, 예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지식과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먹거리와 입을거리는 언제나 시장에 넘치도록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불평등과 모순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발달한 과학 기술과 사회 제도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 때문에 공동선을 왜곡하는 수단으로 전락하고, 그로 말미암아 지구 공동체는 양극화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70억 인류 가운데 10억이 넘는 이웃이 여전히 1달러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사는 절대적 빈곤에 허덕입니다. 이 불평등한 상황 자체가 우리 삶 전체를 압박하면서 깊은 성찰을 하게 하는 가운데 공정과 정의를 요구합니다. 이러한 요구는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계층과 계층 사이의 갈등을 상시적으로 노출하고 이 세상의 모든 종류의 안락과 평화를 부끄럽게 합니다. 
자연 세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인류가 견지해 온 인간 중심의 가부장적 생활 태도는 하느님께서 지으시고 보시니 좋으셨다는(창세 1장 참조) 피조물계를 인간의 편익을 위해서는 착취해도 되는 자원으로만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로 우리의 유일한 거처, 곧 하느님의 선물인 공동의 집(「 찬미받으소서」, 1항) 지구는 파괴되어 “탄식하며 진통을 겪고”(로마 8,22)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삶을 영위하고 있는 이 세상에 현존하는 불평등과 갈등은 오랜 시간의 축적과 함께 지구에 살았던 개개인 모두의 생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삶은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은 우리가 전면적으로 직면해 있는 현실의 모든 문제에 전적인 책임이 있음을 성찰해야 하고, 변화 또한 전면적이어야 함을 명심해야 합니다.

“너희는 모두 형제다”(마태 23,8).

우리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서로 착한 사마리아 사람(루카 10,29-37 참조)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강도를 만나 초주검이 되어 우연히 내 앞에 놓여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가던 길을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나눔을 결연히 실행하는 착한 이웃이 됩시다. 그럼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마르 3,35)라고 하신 예수님의 참가족이 되도록 합시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생태주의자들의 수호자이신 프란치스코 성인에게서 영감을 받아 쓰신 회칙 「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지구의 부르짖음과 가난한 이들의 부르짖음 모두에 귀를 기울이게”(「 찬미받으소서」, 49항)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이 초대는, 현대에 우리가 직면해 있는 위기는 인류적이고 지구적 차원의 것이면서 이에 대한 해결은 가난한 이웃에 대한 책임과 파괴된 지구에 대한 성찰로 접근해야만 가능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나의 소비 생활은 결코 이웃의 삶과 생태계, 곧 자연환경과 무관하지 않으며 내 이웃의 생활 태도는 나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합니다. 내가 누리고 있는 생활의 편리함은 누군가의 권리나 다른 이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제한하고 수탈함으로써 내게 온 것은 아닌지 성찰해야 합니다. 우리가 자연환경으로부터 오는 혜택을 누리는 동안 우리의 후손들도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지 가만히 돌아봅시다. 자연을 단지 자원으로써만 인식하는 태도 때문에 어머니인 땅(성 프란치스코의 태양의 노래), 곧 공동의 집인 지구가 수탈당하고 하느님의 선물인 자연이 파괴되는 것은 아닌지 깨닫도록 합시다. 당연히 나의 것이라고 여겼던 권리와 재화들은 사실 애초부터 나만의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할 선물이었던 것임을 알고 실천한다면 우리는 참으로 주님의 한 형제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의 나눔과 헌신은 결국 내게 사랑으로 돌아옵니다. 오늘 해외 원조 주일에 이러한 하느님의 섭리를 더욱 깊이 깨달아, 예수님의 복음을 통하여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초대받은 자녀답게 나눔과 가난을 실천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결심합시다.

2017년 1월 29일 해외 원조 주일에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 운 회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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