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19. 02. 18. [대리구미사] 연중 제6주간 월요일

창세 4,1-15.25         마르 8,11-13

 

             성독의 역사

 

!!, 지난 주 대리구미사에서 성독에 대한 묵상을 시작하면서,, 성독의 성서적인 배경을 보았습니다. Lectio divina라고 하는 성독은 성경본문을 읽고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이 성독은 25백년의 역사를 지닌 가장 오래된 기도방법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성독으로 기도하는 모습이 네헤8장에 나옵니다. 바빌론 포로생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백성이 하느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감동스런 장면입니다. 이렇게 유배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성전에서 제사를 드리던 신앙생활에서 말씀을 중심으로 하는 신앙생활로 바뀐 것입니다.

 

이런 성독의 전통은 예수님시대에도 볼 수 있습니다. 성독하는 모습이 루카4장에 나옵니다. 주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시어 이사야 예언서의 해방을 선포하는 성년에 대한 구절을 읽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이 말씀이 바로 우리가 성독을 하는 이유이며, 목적입니다. 우리가 읽는 주님의 말씀이 오늘 나에게, 우리 공동체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독은 신앙생활의 뼈대를 이루는 기도라면, 성독을 우리에게 전해준 이스라엘 백성은 성독을 어느정도 했을까요? 열심한 유다인은 시편 150편을 다 외웠습니다. 유다인들의 스승이라고 하는 랍비는 시편뿐 아니라,, 모세5경을 다외워야 랍비 자격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단지 읽고 기도할 뿐 아니라, 중요한 성경본문을 다 외웠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이런 전통이 초대교회에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초대교회의 공식기도는 시편이었습니다. 이런 교회의 전통이 지금 성직자,수도자들이 바치는 성무일도에 그대로 있습니다. 그리고 부활성야 미사때, 일년 중 가장 긴 말씀의 전례가 있죠. 초대교회에서 성토요일 밤에 신자들이 모여 새벽까지 주님의 부활에 관계되는 구약성경을 읽고 묵상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밤새도록 성독피정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새벽이 되면, 주님의 복음을 읽고 세례식을 거행함으로써 부활미사를 봉헌한 것입니다.

 

이렇게 성독이 초대교회의 가장 보편적인 기도라는 증거가 사도8장에도 나옵니다. 사도8장은 필립보부제가 예루살렘에 왔다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고관에게 전교하는 장면입니다. 이 에디오피아 고관이 마치에 앉아서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 있었습니다. 즉 그 고관은 성독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필리포스는 일어나 길을 가다가 에티오피아 사람 하나를 만났다. 그는 에티오피아 여왕 칸다케의 내시로서, 그 여왕의 모든 재정을 관리하는 고관이었다. 그는 하느님께 경배하러 예루살렘에 왔다가, 돌아가면서, 자기 수레에 앉아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 있었다. 그때에 성령께서 필리포스에게, 가서 저 수레에 바싹 다가서라.하고 이르셨다.”(사도 8,27~29)

 

이렇게 성독은 이스라엘 백성이나 초대교회에 있어서나 보편적인 기도였습니다. 이 초대교회의 전통을 수도자들이 이어받았습니다. 사막에 사는 은수자들과 공동체 생활하는 수도자들의 수도생활은 간단했습니다. 성독을 하고, 성경을 필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낮에는 노동을 하는 것입니다. 즉 성독과 노동이 수도생활의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베네딕도 성인은 수도생활의 모토를 한마디로 기도하고 일하라!”라고 했습니다. 즉 수도생활의 근본이 기도와 노동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기도라는 것은 곧 성독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렇게 성독의 전승이 사제에게도 전해졌는데... 예를 들면,, 사제가 매일 바치는 성무일도의 독서기도는 바로 성독입니다. 이렇게 성독은 성직자들과 수도자들의 전용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성독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라틴어를 모르는 일반대중이 공식성경인 라틴어 성경(Vulgata)을 읽을 수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당시 인쇄술이 발명되지 않은 시대여서 필사본 성경을 구한다는 것은 너무나 힘들고 비쌌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유럽에 가면, 성당 벽면에 성경에 나오는 그림들이 많습니다. 천지창조부터 묵시록까지 구세사를 그리는가 하면, 예수님과 성모님의 생애를 프레스코나 모자이크그림으로 그려놓습니다. 이것은 성경을 구할 수도 없고, 읽을 수도 없는 시대에 신자들에게 일종의 성경공부요 교리공부를 시키는 교육의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16세기부터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아우구스티스노 수도사제였던 마르틴 루터로부터 종교분열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마르틴루터는 신앙생활의 핵심으로 성경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이때(1440년경) 유럽에서 인쇄술이 발명되었기 때문에 성경을 대량으로 인쇄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중이 읽지 못하는 공식성경인 불가타 성경을 대중이 읽을 수 있는 독일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톨릭교회는 성경보다는 교리중심과 신심중심으로 신앙생활의 방향을 틀었습니다. 왜냐하면, 교도권에서 벗어난 개신교도들이 성경을 제멋대로 해석하는 문제가 생겼던 것입니다. 예를 들면, 로마서에 나오는 믿음으로 인한 의화문제입니다. 이렇게 성경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가톨릭교회와 의견을 달리했던 것입니다. 이런 교리문제 때문에 분열이 가속되었던 것입니다. 그후 가톨릭 교회는 성경을 잘못 해석하여 오류에 빠질까봐 성경을 자의적으로 읽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이런 교회의 흐름이 거의 4백년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나 20세기부터 교회내에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성령께서는 20세기에 성경운동이 일어나게 하셨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교회 안에서 자연스럽게 성경을 읽고 기도함으로써 신앙의 순수함을 되찾고자 하는 운동이 보편교회에서 일어났던 것이다. 즉 신앙의 원천으로 되돌아가자는 운동이 성경운동으로 전개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성령의 이끄심으로 그동안 다분히 소홀히 여겨졌던 성독이 다시 각광받게 되었고, 기도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성독을 통하여 믿음의 순수성을 되찾는다는 뜻은 성독을 통하여 우리는 직접적으로 하느님의 말씀과 접촉하고 믿음의 은총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성독은 주님과 대화를 하게 함으로써 모든 기도의 바탕이 돤다는 것입니다.

 

오늘 묵상은 제2Vat.공의회 계시헌장의 말씀으로 마무리짓고자 합니다. 이제 교회는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공의회 헌장으로 하느님 백성전체에게 반포한 것입니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 모든 신자는 기꺼이 성경에 다가가야 한다. 성경을 읽을 때에는... 기도가 따라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기도할 때에는 하느님께 말씀드리는 것이고,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읽을 때에는 그분을 말씀을 듣는 것이기 때문이다....그러므로 성경을 읽고 공부함으로써,,, 주님의 말씀이 퍼져 찬양을 받으며(2테살 3,1),,, 교회에 맡겨진 계시의 보화가 인간의 마음에 더욱더 채워져야 한다.”(계시헌장 25, 2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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