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사순1주일 월요일(다해)

(2022.3.7.,병영순교성지,11:00)

 

요즘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너무 혼란스럽습니다. 우리 모두 코로나로 3년째 고통을 받으면서, 우리들 중에 누군가는 엄청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고, 또 누군가는 정신적으로 또는 신체적으로 힘든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도 이 코로나는 전 세계적인 상황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서로 함께 노력해서 극복해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이웃에 코로나로 정말 힘든 사람,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구체적으로 도와줄 형편은 못되지만 진정으로 마음아파하면서 공감하는 것입니다. 정말 우리를 답답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이 세상과 우리 사회가 오직 나만 생각하고 우리 편만 생각하는 집단적 개인적 이기주의와 반사회적인 현상들입니다. 선거 운동하면서 우리 편과 남의 편을 나누어 무슨 전쟁하듯이 하고 있고,.. 울진을 시작으로 동해쪽의 산불을 보세요! 이웃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고 해서 홧김에 불을 질렀다고 하지 않습니까? 수십 년 동안 가꾼 나무들이 다 타고, 민가까지 수백 채가 불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뉴스를 통해 소식을 듣고 있습니다만, 러시아가 힘 좀 있다고 국제적인 규정도 무시하고 힘 약한 이웃나라를 침공해 전쟁을 치루면서 수천 명의 민간인의 목숨을 잃게 하고 100만 명 이상이 이웃나라로 피해가는 난리가 났습니다. 세상이 참 혼란스럽고 우리의 마음도 혼란스럽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드립시다. 이 세상을 주관하시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이기적인 마음을 회개시키시어 좀 더 정의로운 세상, 좀 더 올바른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도록 간절히 기도합시다.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좀 더 정의로운 세상. 좀 더 올바른 사회가 될 수 있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독서의 레위기 말씀입니다.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거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서 이웃의 물건을 도둑질하지 마라,사기쳐서 안된다,힘있다고 억눌러서도 안된다,장애인이라고 악담해서도 안된다, 미워해서도 안된다고 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아주 유명한 최후심판에 관한 말씀으로 독서와 같은 맥락의 내용입니다.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 최후 심판 때 사람들을 이런 기준으로 심판하시겠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당시 예수님 시대 팔레스티나의 목축관습대로, 낮에는 양과 염소를 같은 들판에서 뒤 섞여 풀을 먹게 하고, 밤이 되면 양은 양의 우리로, 염소는 염소의 우리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철저히 분리하듯이, 양은 당신 오른쪽에 염소는 당신 왼쪽으로 우리들도 그렇게 철저하게 심판하여 분리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에 오른쪽을 긍정적으로 왼쪽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있었습니만, 예수님 시대의 희랍과 유대에서도 오론 쪽을 명예롭거나 좋은 쪽으로 생각하거나, 구원이나 은총의 자리를 오른 쪽으로 상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 내 아버지께 복을 받은 이들아, 와서, 세상 창조 때부터 너희를 위하여 준비된 나라를 차지하여라.’” 왜냐하면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왼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말할 것이다. ‘저주받은 자들에게 나에게서 떠나 악마와 그 부하들을 위하여 준비된 영원한 불 속으로 들어가라.” 왜냐하면 너희가 이 가장 작은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주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한 가장 작은이들이란 키가 작거나 나이가 어린 자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 우리 주변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 가장 불쌍한 사람을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심판하실 때 우리가 살면서 우리 이웃, 그 중에서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 가장 불쌍한 사람을 얼마나 돌보고 사랑했는지? 그것이 바로 나를 얼마나 사랑해왔는지와 같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보고 영원한 생명과 영원한 벌을 구분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사순 시기는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면서 나 자신을 정화시키는 시기입니다. 부활하신 주님, 하느님을 체험하기 위해 나를 정화시키는 시기이기에, 이 시기는 곧 구원의 시기이고 은총의 시기입니다. 특별히 다해의 사순시기 독서와 복음말씀의 큰 주제는 회개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처럼 거룩한 사람이 되기 위해, 또 예수님을 사랑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이웃을 얼마나 사랑하면서 살고 있는지? 우리 이웃 중에 가장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 가장 불쌍한 사람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깊이 성찰하고 회개하면서, 제대로 이웃을 사랑함으로 진정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인생이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살았던 삶보다 앞으로 살 삶이 훨씬 짧습니다. 언젠가 우리 삶을 마무리할 때 주님을 만나게 되면 가장 아쉽고, 가장 후회할 일이 뭐겠습니까? 아마도 내가 살면서 내 가족들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했던 것과 내 주변에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과 불쌍한 사람을 잘 알면서도 외면했던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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