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주의 공현 후 월요일

(2022.1.3,병영순교성지성당,11:00)

우리는 어제 주님 공현대축일을 지냈습니다. 주님 공현대축일은 탄생하신 아기 예수님이 구약에서부터 약속된 우리의 구세주,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온 세상에 공적으로 드러내는 날입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이 주님 공현의 의미와 관련하여 묵상하면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독서 말씀은 우리에게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분명하고 확실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 분(하느님)의 계명은 이렇습니다. 그 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고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람의 몸으로 오셨다고 고백하는 영은 모두 하느님께 속한 영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완전한 하느님이신데, 우리와 똑같은 완전한 사람으로 오셨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이제 아기 예수님의 시간을 뛰어넘어 공생활을 시작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우리와 똑같은 사람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님,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 어디에서 공생활을 시작하셨고, 우리에게 전하시고자 하는 메시지의 중심은 무엇인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뿐 아니라, 같은 공관복음인 마르코와 루카복음도 예수님의 공생활의 시작 장소를 갈릴래아로 말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왜 갈릴래아 지역에서 공생활을 시작하셨습니까? 예수님은 구약에서부터 아버지 하느님으로부터 우리 인류의 구세주로 약속된 분으로, 구약 성경의 모든 하느님의 약속을 실현하실 분이십니다. 그래서 이사야서의 말씀대로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아닌 북쪽 갈릴래아 지역에서 활동하셨습니다. 이 지역은 이사야 시대에 이민족들의 땅으로 구원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활을 시작하면서 전한 첫 메시지는 회개하려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입니다. 물론 이 말씀은 세례자 요한이 광야에서 외친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구세주 예수님을 준비하는 마지막 예언자의 역할을 할 뿐이었습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메시지는 예수님 공생활 전체 복음 선포의 중심 내용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의 소명은 성부 하느님의 다스림을 사람들이 깨닫도록 하는데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마태오 복음은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표현했으나, 마르코 복음은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마태오가 말한 하늘나라는 이 세상이 아닌 저세상으로 천국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말하고, 하느님이 다스리는 나라를 의미합니다. 하느님은 저세상에도 계시지만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도 계십니다. 살아계신 하느님은 안 계신 곳이 없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하늘나라란 말은 하느님 나라로서 살아계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온전히 다스리고 계심 또는 주재하고 계심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세상과 역사 안에서 어떤 새로운 사건이 실행됨을 의미합니다. 하느님의 주재하심은 구약성경에서 아브라함에서 시작하여 외아들 예수에 이르기까지 점진적으로 움직여 왔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구원의 역사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제 이 하느님의 나라는 하느님의 외아들예수님 안에서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 한 가운데 온 것입니다. 이것이 예수님의 탄생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은 2000년 전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셨지만, 2021년 우리 한 가운데서 태어나셨습니다. 이렇게 이 하느님의 다스림은 예수님을 통해서 우리 삶 가운데로 찾아왔습니다. 이 병영 성지 성당 안에서, 미사전례를 통해서 또 성실한 기도를 통해서 하느님의 다스림은 살아있습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이 하느님의 나라는 마치 길에서 뿌려지거나, 돌밭에 뿌려지고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다면 열매를 맺지 못해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좋은 땅에 뿌려진다면 열매를 백배, 예순배, 서른 배 얻을 것이라고. 그러면서 예수님은 또 말씀하셨습니다.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 나라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오 7,23)

 

그래서 예수께서 성부 하느님께서 통치하시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제 아들 예수님을 통해서 이 성부 하느님의 다스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신앙인에게는 지금이 회개의 시간이고, 참회의 시간이며, 동시에 기쁨의 시간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성탄과 공현주일을 지내면서 다시 깊이 묵상해야할 것은 우리의 삶 안에서 하느님의 다스림을 깨닫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회개하는 것입니다.

 

임인년 새해 주님의 축복 많이 받으시고,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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