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2021.10.4.11:00,병영성지성당)

오늘 복음에서 율법교사가 예수님을 시험하려고 던진 질문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바로 이 질문은 우리에게도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하느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이 질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겠습니까? ‘도대체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도대체 제가 어떻게 살아야 구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이 질문은 우리 스스로에게 매일 던져야 할 질문이고 화두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구원을 얻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앞으로의 일, 미래)는 질문을 던지는 그 사람의 지금의 처지’, 다시 말해서 그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어떻게 살아 왔는지’(지금의 일, 현재)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스승이신 예수님은 오늘 당신께 질문을 던지는 율법교사의 지금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아십니다. 예수님이 보시기에 오늘 율법교사는 어떻게 살아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하지만 그가 알고 있는 율법은 그야말로 글자로 적힌 형식과 껍데기만 알뿐, 그 정신과 속 알맹이까지는 제대로 알지 못할 뿐 아니라.실천은 한참 못한 사람임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에게 진정한 이웃사랑의 정신, 속 알맹이와 그 구체적인 실천이 무엇인지 알려주시는데, 착한 사마리아 비유이야기를 통해 알려주십니다. 율법교사가 생각하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의 이웃이란 상식적인 선에서 알고 이웃입니다. 그 이웃은 같은 땅에서 살고 있는 이스라엘 백성이며 친척과 이웃 친구들입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지켜야 율법의 핵심인 이웃사랑이 그저 우리나라 사람 사랑하고, 친척사랑하고, 이웃 친구들을 사랑하는 상식적인 사랑뿐이겠습니까? 물론 요즘 이런 사랑도 실천하기 어렵습니다만, 하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웃의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이웃은 그것만이 아닌, 유대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이방인(사마리아인)과 죄인들, 더 나아가 원수까지 포함된 이웃입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은 우리나라 사람만이 아니라 저 이웃나라, 우리가 싫어하는 나라사람(아프카니스탄,중국,북한), 죄인, 심지어 꼴 보기 싫은 웬수까지 사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 쉽습니까? 어렵습니까?

 

예수님은 누구십니까?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아들보다 아버지의 뜻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예수님이 가장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잘 아십니다. 그래서 아들 예수님은 끊임없이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알려주기 여러 가지 비유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사실 그것이 신약성경의 복음 전체의 내용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하느님 아버지의 참 뜻을 이해할 수 있고 , 구약 성경에서 말하는 하느님의 말씀의 정신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라 믿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믿고 실천해야 해야하고, 그럼으로서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도 잘 믿고 실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 그래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전례의 주인공인 프란치스코 성인은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철저하게 추구하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회심하기 전 프란치스코는 제 마음대로 사는오렌지족과 같은 삶을 살았습니다. 좀 잘사는 옷감장수의 아들로 태어나 비싼 옷을 입고 파티에 자주 찾아다니는 시근없는 젊은이였습니다. 그러다 영웅적 기사되겠다는 헛꿈을 안고 전쟁에 참가했다가 포로로 잡혀 1년 동안 감옥 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성찰하기 시작했고, 죄의식을 통해 하느님을 체험하게 됩니다. 마치 오늘 독서에서 요나예언자가 하느님께서 지시한대로 따르지 않고 배타고 다른 곳으로 도망가다가, 큰 폭풍을 만나 폭풍을 잠재우는 희생제물로 바다에 던져져 큰 물고기에 잡아먹혀 3일 동안 컴컴한 뱃속에서 갇혀있는 살아난 것처럼 말입니다. 프란치스코도 그렇게 영적 어둠의 삶을 통해 새 사람으로 살아났습니다.

 

프란치스코는 감옥에서 석방된 후 더욱 진지하게 하느님을 찾았고, 드디어 그는 본격적인 회심을 하게 됩니다. 그 때 성경말씀을 통해 들려오는 살아있는 예수님의 말씀은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어라.”(마르 10,21). 하느님 나라를 알려라(루카 9,60)(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를 따라라하시자 어떤 제자가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주십시오하자.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죽은 이들의 장례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예수님을 따름에 대한 강한 의지, 결심을 말하는 것),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매일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루카 9,23) 였습니다.

 

프란치스코는 누구보다 철저하게 예수님의 말씀을 알고 실천했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가장 친근하게 느끼는 성인으로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는 것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은 물론이거나, 그 삶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의 기도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에게 마음 깊은 곳에 와 닿는 기도로 살아있습니다. 그만큼 프란치스코 성인은 예수님을 진정 사랑했고, 하느님을 사랑했고, 성령의 이끄심에 충실했던 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이 우리 각자에게 던진 질문 제가 무엇을 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하루 좀 더 특별하고 진지하게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환절기에 건강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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