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21.08.15 성모승천대축일

울산대리구청. 2021.09.10 10:01 조회 수 : 13

21년 성모 승천 대축일

(2021.8.15.11:00, 복산성당)

찬미 예수님!

 

성모님께서는 승천하시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계십니다. 그런 성모님은 당신처럼 우리들도 구원되기를 바라십니다. 성모님은 우리 구원을 위한 전구자시기에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과 우리의 처지를 너무나 잘 알고 계십니다. 오늘 성모승천 대축일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구원의 전구자로서 우리 구원을 바라시는 어머니 성모님 앞에서 이 시대를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를 성찰하고 묵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우리 시대는 작년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재난으로 인해 전 지구촌이 그야말로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들만이 아니라 잘살고 힘있는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들까지,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습니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는 절망적인 고통 속에 있습니다. 우리 모두 힘들지만 우리 중에 더 힘든 이웃이 있다는 사실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성모님께서 우리들의 이 고통을 모르실리 있겠습니까? 성모님은 예수님께서 고통받고 있는 우리를 위로해주시며 결코 절망하지마라며 격려해주시고 힘을 주시도록 예수님께 간구해 주십니다.

 

오늘 성모님께서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우리의 아픔과 함께하시면서, 동시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깊이 성찰해야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알려주십니다.

 

지금 우리가 당면한 코로나의 재난상황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 재난은 그동안 쌓이고 쌓인 우리 인간의 이기적인 탐욕의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자 탐욕의 자의 원형은 계곡 앞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혼자 다 먹으려고 입을 크게 벌리고 앉아있는 욕심 많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그 앞에 탐()자까지 붙어 있으니, 탐욕은 그야말로 지나친 욕심을 말합니다.

 

보십시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보십시요! 온통 탐욕의 모습들이 차고 넘치지 않습니까? TV 뉴스를 통해 접하는 국내와 국제뉴스 속에 등장하는 힘있고 유명한 정치인과 경제인들을 보십시오. 모두 탐욕스런 모습들 아닙니까? 어디에 진정 서민들과 가난한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까? 모두 자기를 위해서, 자기편을 위해서, 자기나라만을 위해서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들의 모습 역시 마찬가지 아닙니까?

코로나 발생 초기에 힘있는 나라의 지도자들은 리더십을 발휘해 전세계가 서로 협력해서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우선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노력했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발생 원인을 찾는다며 얼마나 소중한 시간을 허비했습니까? 힘있는 나라의 지도자들이 모두 정치적 목적과 경제적 이익 때문에 서로 남 탓만 하다가 초기 통제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렸습니다. 이런 전 세계적인 재난극복을 위해서는 원래 백신은 세계보건기구인 WHO와 세계백신공급기구 같은 것을 통해 공동 개발해야 하고, 빠른 분배를 위해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힘있는 몇 나라와 그 곳의 몇 개의 제약회사가 독점 개발해 특허권을 가지고 독점 생산하고 독점 공급하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힘있는 몇 나라는 백신이 넘쳐나고, 대부분의 나라는 백신이 부족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힘없고 가난한 나라들은 백신 개발 때 임상대상 조건으로 조금 지원받는 것 외에 아무런 대책도 없습니다. 지독한 이기적인 탐욕이 아닙니까? 바이러스는 활동시간이 길어지고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면 당연히 변이가 생깁니다. 그래서 지독한 변이 바이러스까지 생겼습니다. 백신을 독점한 몇 나라들이 70-80% 백신을 접종해 자기들은 집단면역으로 코로나로부터 탈출할 것 같았지만, 강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해 재 감염되고 다시 마스크를 끼는 꼴이 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새롭고 강한 변이바이러스는 계속 생길 것입니다. 자기 혼자만 살려는 이기적인 탐욕이 공멸의 지경까지 이른 것입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우리 인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코로나 재난은 지금까지 우리 인간들의 이기적인 탐욕으로 이루어진 현대 문명에 대한 경고라고 생각합니다. 이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우리들이 이기적인 탐욕을 비우고 서로 공감하며 협력하고 협조하는 것뿐입니다. 그렇지 않고 우리가 계속 이기적인 탐욕으로 전진한다면 앞으로 더 큰 고통과 더 엄청난 재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하는 코로나 이후의 세계 경제공황이 될 수 있고, 생태계 파괴로 인한 엄청난 기후재앙이 될 수 있겠지요.

 

과실나무 특히 감나무나 감귤나무의 해걸이를 아시지 않습니까? 한해 열매가 많이 열리면, 그 다음에는 그 나무에 열매가 반으로 줄어들 정도로 작게 열린다고 합니다. 나무가 스스로 몸 관리를 위해 자기를 비우면서 지력도 회복되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그래야 다음 해 다시 열매가 잘 열리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 인간은 자연을 통해 지나친 욕심을 비우는 절제와 겸손의 자세를 배워야 합니다.

 

올해 성모승천대축일은 성모님께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이기적인 탐욕을 성찰하도록 요청하십니다. 이것이 우리 구원을 걱정해주시는 어머니 마음입니다.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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