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월평성당 견진성사

나해 연중 14주일

(2021.7.4.:11:00, 월평성당)

찬미예수님!

 

존경하는 월평교우 여러분, 오늘은 월평의 교우 64분이 견진성사를 받는 특별한 날입니다. 오늘 견진성사를 받는 분들이 견진을 통해 이 신앙공동체의 완전한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때까지 대부.대모되시는 분들은 물론이고, 모든 교우들께서도 격려해주시고 후원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연중 14주일 독서와 복음말씀은 도대체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잘 따르지 못하는 영적 장애물은 무엇인가?’를 질문하면서, 우리 자신의 영적 장애물을 성찰케 합니다.

 

1독서는 에제키엘 예언자가 유배중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려다 외면당하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유다왕국 출신으로 유다인 사제의 아들로 예루살렘에서 태어났습니다. 기원전 597년 바빌론 임금 네부카드네자르는 예루살렘을 약탈하면서 상류층을 포로로 바빌론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때 에제키엘도 포로로 잡혀가 유배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 에제키엘를 통해 유배중인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그 메시지의 핵심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 예루살렘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유배 중인 백성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몇 년 후 결국 예루살렘은 성전과 함께 파괴됩니다. 도대체 왜 그들은 예언자를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까? 예언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표현합니다. 그들은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완고했기때문입니다. 그들은 뻔뻔하고 마음이 완고하기 때문에 예언자를 통한 하느님의 말씀을 외면했습니다.

 

오늘 복음은 독서말씀과 의미가 일맥상통한 것으로 하느님 말씀 자체이신 예수께서 고향사람들에게 아버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려다 배척받는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한동안 갈릴레아의 카파르나눔에서 활동하시다가 오랜만에 고향에 오셨습니다. 당연히 예수님의 활동 소식은 고향 나자렛까지 전해졌을 겁니다. 예수님은 고향에 오셔서 평소대로 안식일에 회당에 가셨고, 거기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고향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귀담아듣질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들은 스스로 예수님을 너무나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아버지는 누구이며 어머니가 누구이고, 그리고 예수님이 어릴 때 하던 일은 아버지를 도운 목수일로서 모든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데 그에게서 뭐 특별할 것이 있을 수 있느냐는 선입견과 편견 때문에 예수님의 말씀을 잘 듣질 않았습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두 마리 반려견을 키우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반려견의 견은 개견이 아닌 볼말합니다. 곧 선입과 편견을 말합니다. 先入見은 글자의미대로 먼저 내 생각 속에 들어와 자리를 차지한 견해이고, 偏見은 글자의미대로 한쪽으로 치우진 견해입니다. 말하자면 우리는 누구나 다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사물을 보고, 사건을 이해하며, 사람을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이 선입견과 편견이 점점 자라고 자라 고정된 것이 바로 고정관념(固定觀念)’입니다. ‘자의 한자글자를 보세요. 단단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곳에 옛것(먼저 들어오고, 삐딱하게 본 것)이 갇혀있는 형태입니다. 비개방과 불통 그리고 철저한 자기중심의 의미입니다. 이 고정관념은 오늘 1독서가 말한 얼굴이 뻔뻔하고 마음이 완고한 것이고, 복음이 말한 내가 다 아는 고향사람이 뭐 별 볼일 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2독서 코린토 후서에서 사도바오로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태도로 이 고정관념이 얼마나 큰 문제인지를 잘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내가 자만하지 않도록 하느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더 없이 기쁘게 나의 약점을 자랑합니다.” 이렇게 자만하는 것, 자기의 약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의 특징입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예수님 시대에 누가 이런 고정관념에 꽉 사로잡힌 사람입니까? 바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 아닙니까? 이들은 자기들의 자만 때문에 더 이상 새로운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자기의 부족함과 약함을 인정한 자캐오와 사마리아 여인, 마리아 막달레나와 죄인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니코데모와 아리마태아 요셉 같은 지위가 높은 사람도 자기의 부족함과 약함을 인정했기 때문에 예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수있었습니다.

 

리는 세례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견진을 통하여 성령의 능력을 받고 십자가의 인호를 이마에 새김으로써 더욱 완전하게 그리스도를 닮고 교회의 더욱 완전한 구성원이 되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세례를 받고 견진까지 받은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성령의 이끄심대로 살지 못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바로 우리가 꼭 간직하고 있는 두 마리 반려견인 선입견과 편견, 곧 고정관념 때문입니다. 이 고정관념은 1독서 말씀처럼 영이 내 안에 들어오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그리고 “ 2독서 말씀처럼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하는 것을 방해하는 영적 장애물입니다. 이 고정관념은 점점 고집이 되고, 아집으로 변질됩니다. 영성적 의미에서 보면 마음이 완고하고 자만의 상태인 고정관념은 회개하기를 거부하고 하느님을 떠나 살려고 하는 죄의 상태를 말합니다.

시편 95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오늘 너희가 그 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마라그렇습니다. 성령께서 내 안에 들어오셔서 나를 일으켜 세우시고, 그리스도의 힘이 나에게 머무셔서 나의 약점까지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영적성숙을 위해 우리는 자신의 모든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견진성사를 받는 분들에게 견진성사의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드립니다. 이미 견진을 받은 분들도 견진 받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견진 성사의 의미를 다시 되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오순절에 사도들이 세례 받은 신자들에게 안수하자 성령께서 내려오신 것처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 혹은 주교를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합법적으로 세워진 신부를 통해서 이미 세례로 새로 난 여러분들이 성령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여러분의 마음에 가득 넘치게 되어, 더욱 완전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교회의 공동체와의 일치를 통해 더욱 완전한 교회의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의 삶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해져 그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세례를 받았지만, 여러분은 이제 이마에 십자가의 인장이 새겨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깊이 깨닫고 실천함으로 여러분이 간직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월평교우여러분! 오늘 견진성사를 받는 특별한 날, 지금 우리를 찾아오시어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의 이끄심을 느끼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성령이 여러분 안에 오셔서 여러분의 삶을 일으켜 세우시고, 그래서 당신의 힘이 여러분 안에 머무르시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 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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