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2021.05.30 삼위일체 대축일

울산대리구청. 2021.06.02 14:24 조회 수 : 13

성부.성자.성령께서 우리 구원에 대한 역할에 있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다르게 보이지만, 실제 세 분은 언제나 함께 계시는 한 하느님이십니다.
 

삼위일체 대축일

(2021.5.30.11:00, 야음성당)

찬미예수님!

 

존경하는 야음 교우 여러분! 우리는 모두 코로나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면서 여러분을 위로해주시고, 힘내시라고 격려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야음 성당 교우 56분이 견진성사를 받게 되는 특별한 날입니다. 오늘 견진 받는 분들이 야음 신앙공동체의 완전한 구성원으로 성숙한 신앙인이 될 때까지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지난주 성령강림대축일을 통해서 성부와 성자께서 보내주신 성령을 통해서 제자들이 새롭게 변하고 사도들도 변하고 함께 있는 사람들도 변하는 모습을 보았고, 그렇게 새롭게 변한 그들이 그리스도인이 되고 더 나아가 복음을 선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면서 교회가 시작되었음을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삼위일체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대축일을 맞이해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그리고 성령강림일 다음 주일로서 삼위일체대축일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께 묵상하고자 합니다.

 

구약성경은 당연히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대한 표현이 있을 수 없고, 신약성경은 오늘 마태오 복음처럼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관계가 표현된 것들은 여러 군데 있습니다만, 하지만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삼위일체라고 표현한 곳은 없습니다. 이 삼위일체 하느님의 개념이 교리로서 확립된 4세기입니다. 물론 그 배경이 있습니다. 2세기부터 초기교회는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느님과 구약시대부터 믿어왔던 하느님과 같으냐 다르냐는 논쟁이 있었고, 또 성령은 구약의 하느님보다는 좀 격이 낮은 하느님이 아니냐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기교회는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고백하고 교리로서 확립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말하자면 부활하신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이시고,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성부 하느님과 구약의 하느님은 같은 성부 하느님이시며, 성령 역시 성부와 성자 같은 하느님이심을 고백한 것입니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여러 가지 비유로 설명하고자 합니다만, 분명한 것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의 관계는 그 어떤 비유로도 이 가르침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삼위일체의 하느님을 이해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 그리스도인의 생각을 살펴보는 일일 것입니다. 말하자면 예수님의 삶에 대한 강한 인상이 남아있던 초기 그리스도인이 보기에 예수님이 성부 하느님과의 관계, 또 성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하셨는지 그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초기 그리스도인의 생각은 오늘날 신약성경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까?

우선 예수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셨고 당신을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이 하느님을 부르실 때 당신이 쓰신 언어인 아람어 발음으로는 아빠라고 했는데, 아빠는 우리말의 아빠처럼 아이들이 아버지를 부르는 애칭으로 아주 친밀한 관계를 표현하는 말입니다. 유대인들에게 하느님은 어떤 면에서는 구약에서부터 벌을 주는 무서운 존재로서 감히 이름조차 부를 수 없는 존재였는데, 예수님이아빠라고 불렀으니 그야말로 획기적인 표현이었습니다. 그만큼 예수님은 하느님과는 아주 친밀한 관계로써 언제나 당신 안에 살아계셨던 것으로 성경은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이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하느님의 관계는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로서, 우리는 예수님을 성자 예수 그리스도로, 하느님을 성부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이 두 분은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그 역할은 다르지만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과 성령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이 잉태하실 때부터 성령은 함께 계셨고, 공생활 중 수 많은 기적 등 중요한 행위나 말씀을 하실 때 성령께서는 늘 함께하셨습니다. 이 성령은 구약의 판관들과 임금들과 예언자들 그리고 야훼의 종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할 때도 항상 함께 하셨던 그 분이십니다. 그리고 성령은 예수께서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하느님계신 곳으로 가신 뒤 제자들을 위해 보호자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던 분이시고(요한 16,7), 그 약속대로 하느님과 예수님 대신 우리에게 오셔서 보호자로서 교회 안에서 우리 그리스도인 마음 안에서 항상 살아계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과 성령의 관계를 이렇게 이해합니다. 예수님은 언제나 하느님의 영이신 성령과 함께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은 인간을 초월하여 보이지 않은 하느님의 존재와 부활하신 뒤의 예수님의 존재 모습을 표현한 하느님으로서 성부 하느님과 성자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보다 더 신비하거나 격이 떨어지는 다른 어떤 존재가 아니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하느님의 관계를 성경을 통해서, 다시 말해서 구체적으로 예수님을 중심으로 한 성부와 성령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세 분은 지극히 친밀한 관계로서 언제나 함께하시는 같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세 분이 우리 구원에 대한 역할에 있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 다르게 보이지만, 실제 세 분은 언제나 함께 계시는 한 분 하느님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하느님을 삼위일체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성령강림일로 교회가 시작되고 난 뒤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본격적으로 복음 선포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를 만드는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의 세례를 주라(마태 28,19)로 하신 말씀이 바로 그런 의미일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창조하신 성부 하느님의 자녀로서, 또 예수님처럼 삶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성자 하느님의 자녀로서 그리고 우리 안에서 언제나 성부 하느님과 성자 하느님의 자녀로서 살도록 이끌어주시는 성령 하느님의 자녀로 살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세례를 받고 참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오늘 삼위일체대축일은 성령강림대축일 다음 축일로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어서 오늘 견진성사를 받는 56분 교우 여러분에게 견진성사의 의미를 간략히 설명해드립니다. 여러분은 이 견진성사의 의미를 잘 기억하십시오! 그리고 이미 견진을 받은 분들도 견진 받았을 때를 생각하면서 견진 성사의 의미를 다시 기억해보시기 바랍니다.

 

오순절에 사도들이 세례 받은 신자들에게 안수하자 성령께서 내려오신 것처럼,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 혹은 주교를 대신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합법적으로 세워진 신부를 통해서 이미 세례로 새로 난 여러분들이 성령을 받게 됩니다.

 

여러분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여러분의 마음에 가득 넘치게 되어, 더욱 완전하게 예수 그리스도를 닮고 교회의 공동체와의 일치를 통해 더욱 완전한 교회의 구성원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성숙한 신앙인으로서 여러분의 삶이 더 의미 있고 행복해져 그것이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세례를 받았지만, 여러분은 이제 이마에 십자가의 인장이 새겨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세상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증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가르침을 깊이 깨닫고 실천함으로 여러분이 간직한 그리스도의 향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져야 할 것입니다. 이런 견진성사의 의미를 간직하면서 견진성사를 받으시길 바랍니다.

 

존경하는 야음 교우여러분! 우리는 지금 작년부터 계속된 코로나로 인해 아주 불편하고 힘든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들 중에 어떤 분들은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처지에 있습니다. 지금 우리들은 여전히 사람들과 편하게 만나 이야기하면서 식사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만, 어느 정도의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생겨 어느 정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할 때까지 절제하고 인내하면서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이 코로나시기에 가족들과 함께하는 소중한 시간들이 되시고, 더 나아가 주님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져 우리 자신이 내적인 삶이 더욱 알차고 성숙해지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항상 우리와 함께하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시면서 여러분을 위로해주시고, 힘내시라고 격려해 주십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는 늘 우리와 함께하시면서 우리가 힘든 삶 속에서도 의미와 행복을 느끼시기를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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