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추적기와 양심
부활5주일 월요일
(병영성지 성당,2021.5.5.,11:00)
오늘은 필립보와 야고보 축일입니다. 오늘 독서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열두 사도들에게 먼저 나타나시고 그 다음에 많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다고 표현하면서, 그 때 야고보에게 나타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복음은 하느님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는 필리보에게 “나를 본 것이 곧 하느님 아버지를 뵌 것이다”는 말씀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필리보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한명이고, 야고보는 알패오의 아들로서 열두제자는 아니지만 예수님을 따른 많은 제자 중 한명이었습니다. 당연히 이 두 분 다 충실한 예수님의 제자였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의 핵심은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예수께서는 말씀과 행위를 통해서 여러 차례 당신이 곧 하느님 아버지께서 보내신 하느님의 아드님으로서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해주시는 길이요 진리이며 참된 생명이시임을 알려주셨습니다. 특별히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통해서는 온전히 당신이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구원해주시는 구원자로서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길이고 진리요 참 생명이심을 깨닫게 해주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건망증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문 열쇠나 핸드폰 그리고 자동차 키(카드)를 찾는다고 허둥댈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대형마트나 어디에 차를 주차해 놓고도 일보고 난 뒤 주차 자리를 기억 못해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새로운 기기들이 개발되면서 잃고 버려 못 찾는 것을 찾아주는 것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요즘 나온 새 자동차는 핸드폰에 앱을 깔면 주차된 자동차의 상태뿐 아니라 그 위치도 알게 해주고, ‘위치 추적기’라는 기계도 있어 거기에 연동된 단추크기의 것들을 중요한 물건들에 부착해놓으면, 집안이나 밖에서 물건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그 추적기를 통해서 추적하면 삐하는 소리를 통해 몇 센티까지 근접해서 찾을 수 도와준다고 합니다. 요즘 이런 추적 기기들의 발달로 우리는 잃어버린 것을 참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삶을 영성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소중한 물건들만 잃어버리고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우리의 또 다른 소중한 생각과 가치와 마음도 잃어버리고 못 찾아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다름 아니라 사람에 대한 관심과 배려와 사랑 그리고 우정 등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갈라티아서 5장 22절의 성령의 열매 곧 사랑, 기쁨,평화,인내,호의,선의,성실,온유,절제들입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또는 알면서 애써 외면하고 있든지 이런 참으로 소중한 가치들을 점차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창조하실 때 우리 각자에게 갖추어 주신 신성의 근원인 참된 인간성이 점점 상실되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도대체 뭐가 중요합니까? 도대체 우리는 우리 삶에 무엇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까?
그래서 만일 우리의 이런 소중한 가치와 생각과 마음을 찾아주는 ‘추척기’(가치 추척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있다면 돈 주고 사겠습니까? 하지만 살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우리들은 다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양심입니다. 문제는 가치 추척기인 우리 각자의 양심에 밧데리가 떨어진 것입니다. 밧데리 보충은 어떻게 하나요? 기도를 통해서, 또 미사를 통해서 그리고 성경말씀을 읽음으로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하면서 우리는 양심의 밧데리를 보충할 수 있습니다. 밧데리가 충분히 충전된 우리의 그리스도인의 양심은 오늘 복음말씀인 ‘나는 길이요,진리이며 참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는 이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말씀에 따라 충실할 수밖에 없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소중한 가치들을 점차 잃어버리는 것에 민감하고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사는 것이 바로 하느님 아버지께 갈 수 있는 구원의 길이요, 진리의 길이요, 참 생명의 길이기 때문임을 분명히 믿고 알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