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구장 강론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받아들이는 태도

대림 4주일 (가해)

(2019.12.22.11:00, 언양성당)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탄전 마지막 주일입니다. 그래서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은 주님의 성탄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가 의미있는 성탄, 기쁜 성탄이 될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준비시키고 있습니다. 그 준비란 다름 아닌 우리 자신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의 주인공인 1독서의 아하즈와 복음의 요셉, 이 두 사람의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받아들이는 태도의 차이를 통해서 말입니다.

 

1독서 이사야서는 아하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죽고 난 뒤 이스라엘은 북쪽 이스라엘 왕국과 남쪽 유다왕국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아하즈는 예수님 탄생 735년 전 남쪽유다왕국의 임금이었습니다. 당시 북쪽 이스라엘 왕국은 아람왕국과 손을 잡고 그들에게 위협이 되는 아시리아 왕국과 대항하기 위해 남쪽 유다왕국에게 강제적으로 동참을 요구합니다. 동참하지 않으면 남쪽 유다왕국의 수도인 예루살렘을 정복하려고 했습니다. 그 때 예언자 이사야는 아하즈에게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너는 주 너의 하느님께 너를 위하여 표징을 청하여라말하자면 이 위기 상황에서 하느님께 구원의 손길을 청하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하즈는 하느님의 메시지,하느님의 뜻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자기 생각에 비추어 현실적인 이익을 선택합니다. 그는 강대국인 아시리아왕국에 조공을 바치며 속국 노릇을 하더라도 아시리아 임금의 보호를 받는 것이 자기도 살고 나라도 사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유다왕국은 아시리아의 도움도 못 받고 오히려 침략당해야 했고, 아람왕국과 이스라엘 왕국의 공격에 의해 많은 백성들이 포로로 끌려갔습니다. 말하자면 그도 망하고 나라도 망한 셈입니다.

 

오늘 복음은 요셉과 마리아의 이야기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유대인의 율법에 의하면, 남자와 약혼한 처녀는 이미 결혼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만일 부정이 드러나면 여자는 돌에 맞아 죽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했지만, 살기 전에 아이를 가졌습니다. 율법에 따라 마리아는 돌에 맞아죽어야 할 처지가 된 것입니다. 요셉의 마음은 엄청나게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현실적인 이익을 생각하면 당장 마리아를 버려야했고, 세상에 알리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셉은 마리아를 사랑했고, 그녀를 신뢰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그녀의 임신과 관계해서 어떤 신비스런 무엇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스스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되어 마리아와 떨어지기로 마음먹고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작정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꿈속에서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메시지가 전해집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하느님의 뜻을 전달받은 요셉은 그의 마음이 더욱 혼란스러웠을 겁니다. 그는 이미 현실적인 이익을 포기하고 자기를 희생하면서 몰래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했고, 이것만이라도 하느님께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요셉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시는 것입니다. 그것은 요셉의 입장에서는 정말 감당할 수 없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결국 요셉은 두려운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마치 마리아가 인간적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하느님을 뜻에 자신을 내 맡기며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고한 것처럼 요셉도 하느님의 계획에 자신을 맡겼습니다.

 

우리는 오늘 성탄을 앞둔 대림 4주일 독서와 복음말씀을 통해서 아하즈와 요셉 두 사람의 하느님에 대한 태도,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거부한 아하즈와 받아들인 요셉의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 속에서 늘 하느님의 구원계획을 느낄 수 있습니다.물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늘 우리 안에 작용하시면서 우리가 당신의 뜻에 따라 살기를 바라십니다. 그래서 우리가 당신의 창조 목적에 맞게 완성해가도록 우리를 인도해주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소설가 최인호 선생이 암 말기에 자기 생명의 의미를 새롭게 느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생의 명령이다이 신앙고백처럼 우리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우리 삶이 당신의 뜻에 따라 살기를 바라는 명령인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늘 깨어있지 못해서 하느님의 뜻을 외면하고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벗어나 살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가 어떤 때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에서 한참을 벗어나 방황하고 방황할 때도 있습니다. 아하즈처럼 말입니다. 그러다가 또 어느 순간 어떤 체험에 의해 다시 하느님의 구원계획 안으로 들어와 살아보려고 애쓰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요셉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여러분 아십니까?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우리 인간이 그것을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지 결코 바뀌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약속하신 구원의 계획, 모든 인류를 위한 구원의 약속의 실행은 어떤 인간이 받아들이지 않아 잠시 지체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언젠가 실현될 것입니다. 다윗의 후손인 아하즈에게서 실패했지만, 요셉과 같은 의로운 사람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의 약속은 반드시 실현됩니다. 오늘 1독서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할 것입니다.”이 말씀의 의미가 바로 그렇습니다. 오늘 복음은 임마누엘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라는 뜻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느님의 구원계획은 하느님께서는 항상 늘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우리 인간에 대한 구원계획의 확실한 증명은 그 무엇보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그 자체인 임마누엘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어떻게 우리 인간과 함께 계실 수 있습니까? 우리처럼 인간이 되셔야 온전히 함께 있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하느님이시면서 동시에 인간이신 분, 그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오늘 2독서는 바오로 사도가 로마인들에게 이 교리를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언양성당 교우여러분 ! 곧 성탄입니다. 성탄은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기 위해서 우리에게 오신 날입니다. 당신 구원계획의 약속을 실천하시기 위해 우리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직접 오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뻐하고 감사해야 하는 것입니다. 내 삶이 아직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구원을 위해 찾아오신다니 기뻐하고 감사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정말 마음으로부터 기쁜 성탄되시길 바랍니다. 동시에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충실하지 못한 우리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시간도 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늘 항상 여러분 안에 여러분과 함께 계시면서 여러분의 삶이 의미와 행복이 가득하길 간절히 원하십니다. 아멘.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50 2020.11.29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200주년 희년 선포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12.01 16
149 2020.11.09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울산대리구청. 2020.11.12 10
148 2020.10.25 연중 30주일 강론 울산대리구청. 2020.10.30 14
147 2020.10.24 대리구장과 함께하는 양업의 길( 부산과 울산 평협이 함께) 울산대리구청. 2020.10.30 13
146 2020.10.11 복산성당 견진성사 울산대리구청. 2020.10.12 23
145 2020.10.05 대리구장과 함께하는 성지 후원회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10.12 8
144 2020.08.15 성모승천 대축일 울산대리구청. 2020.10.12 13
143 2020.07.06 김대건 신부님 유해안치 예식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07.09 20
142 2020.06.16 성베네딕도 이주민 센터 이전 축성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07.09 8
141 2020.06.13 도보성지 순례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07.09 10
140 2020.06.01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울산대리구청. 2020.07.09 12
139 사순 5주일 화요일 강론 울산대리구청. 2020.03.31 11
138 사순 5주 월요일 강론 울산대리구청. 2020.03.30 10
137 사순 5주일 강론 울산대리구청. 2020.03.30 13
136 2020.02.03 대리구장과 함께하는 미사(병영순교성지성당) 연중 4 주일 월요일 미사 울산대리구청. 2020.02.04 19
135 2020.01.15 울산대리구 10주년 미사 강론 울산대리구청. 2020.01.21 18
134 2019.12.29[천곡성당미사]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 강론 울산대리구청. 2019.12.30 16
133 2019.12.25[복산성당미사] 성탄 낮미사 울산대리구청. 2019.12.27 19
» 2019.12.22[언양성당미사] 대림4주일(가해) 울산대리구청. 2019.12.24 14
131 2019.12.15[화봉성당미사] 대림3주일(가해) 울산대리구청. 2019.12.16 19